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1일 오전 10시 4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시카고로 향하는 여객기 KE037편에 처음으로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을 장착했다. 운송한 물건은 마스크 167만장이다.
카고시트백은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포장된 별도의 가방을 말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최근 여객기 B777-300 1대에 최대 67개의 카고시트백을 싣는다는 가정하에 여객기 2대 분량의 카고시트백을 마련했다.
카고시트백은 1개당 225㎏가량의 화물을 담을 수 있다. 카고시트백 내에는 주로 생활용품이나 신선식품 등이 실릴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본부세관도 항공업계 지원을 위해 수입해 들여오는 이 카고시트백을 항공화물용 장치(ULD·Unit Load Device)로 인정, 신속 통관이 이뤄지도록 했다. 관세 등 세금도 면제했다.
지난달부터 여객기 객실 내 천장 수화물칸(오버헤드빈)을 수차례 활용한 적은 있지만 기내 좌석 공간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처음이다.
유휴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카고시트백이 장착된 여객기는 승객 없이 운항한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화재 등 안전상의 이유로 여객기 화물칸과 기내 오버헤드빈 외에는 화물을 실을 수 없도록 했지만 화물 수요가 급증하며 항공사의 요청이 잇따르자 좌석의 고정 장치와 특별 포장 등을 조건으로 기내 화물 운송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로 항공 화물 운송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여객기 운항이 대부분 중단되며 화물 공급이 급감하고 의약품·의료장비 등의 긴급 수송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역시 4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2% 증가했으며 5월에도 9% 증가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방역, 의료장비, 비대면(언택트) 소비 관련 물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기 중이던 일반 화물 비중이 늘어난 상태다. 특히 이달부터는 미주 지역에서 체리 등 신선 화물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5월 아시아발 미주, 유럽 화물 운임은 각각 1t에 7.8달러, 5.96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 129.2% 상승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화물 운임은 과거 항공화물 호황기였던 2010년과 2017년도의 고점보다도 40∼70% 높은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물 운임 강세는 하반기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도 1천억원대의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