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소가 범죄자를 감독하거나 처벌한다고만 알려진 것과 달리, 관찰대상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다양한 지원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취재진이 직접 찾은 강릉시 소재의 K군 집. 몸이 불편한 K군 아버지와 연로한 할머니 셋이 함께 사는 소박한 공간이 모처럼 새롭게 단장 중이었다. 강릉보호관찰소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먼저 지난 일주일 동안 진행한 옥상 방수작업 점검을 진행했다. 바로 전날 밤사이 비가 쏟아졌는데 "비 피해가 없었다"는 K군 아버지(49)의 목소리가 밝았다.
K군 아버지는 "비만 쏟아졌다 하면 천장에서 빗물이 줄줄 새서 집 곳곳에 대형 플라스틱 대야를 여러 개 둬야 할 정도였고, 장마철에 비가 많이 쏟아지면 아예 두꺼운 이불을 깔아놓고 비가 새지 않는 곳을 찾아 겨우 누워야 하는 일이 일상이었다"며 "제가 다리가 아파서 옥상 쪽까지 손댈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보호관찰소 분들 덕분에 방수작업이 잘 돼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형광등이 따로 없어 휴대용 전기로 불을 밝힌 부엌이 새삼 산뜻해졌다. 노후한 싱크대에서 물이 새는 탓에 늘 물을 받아 설거지하고, 사용한 물은 따로 버려 힘들었다는 K군 할머니는 "정말 좋아서 뭐라 말할 수 없다"며 "그저 감사합니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가족들은 "사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지원을 해준다는 마음 자체가 그저 고마울 따름으로, 앞으로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거예요"라며 "우리도 그렇고 아이(K군)도 이를 계기로 더 열심히 지내겠다"고 끝내 눈물을 훔쳤다.
선정된 대상자들에게는 개별적으로 필요한 방수작업과 도배장판, 생활필수 전자제품, 싱크대 교체 등 물질적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리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K군에 대한 지원은 이날로 모두 마무리됐다. 강릉보호관찰소는 다음 주쯤까지 나머지 6명에 대한 지원을 모두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쯤 보호관찰소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관찰대상자 5명에게 각 20만 원씩 총 100만 원 상당의 생활필수품을 전달했다.
강릉보호관찰소 임재홍 소장은 "보호관찰소에서 진행하는 지원이 아이들에게 '지지 세력'이 생기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 참 좋겠다"며 "재범이 반복됐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생각한다면 사전에 이를 방지하도록 끊임없이 관심을 두고 적재적소에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업무이자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