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을 요구하는 주민들 목소리에 관할 구청은 주민과 관광객 의식을 탓하며 추가 대책 마련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부쩍 더워진 날씨 탓인지 관광객들은 얼음이 든 시원한 커피와 음료를 연신 들이켰다.
골목 바닥에는 빈 투명 플라스틱 잔이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굴러다녔고, 환경미화원과 공공근로에 나선 어르신들은 집게를 들고 이 잔들을 수시로 주워 담았다.
공공근로 어르신 A(80·여)씨는 "요즘 날씨가 더워져 얼음이 든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다 마신 뒤 난간이나 길가에 놔두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 보이는 족족 치운다"며 "특히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쓰레기봉투가 금방 가득 차 빨리빨리 안 갈아주면 넘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민 B(80·여)씨는 "관광객들이 플라스틱 잔을 여기저기 많이 놔두고 간다"며 "버릴 데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들이 제대로 버리고 싶어도 봉투가 가득 차 있으니 쓰레기봉투 옆에 놔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 마을은 바닷가 특성상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인데, 그렇게 두고 간 잔들이 바람에 날려 여기저기 구르고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구는 현재 흰여울문화마을 쓰레기 수거를 위해 100ℓ 쓰레기봉투 한 장을 걸 수 있는 거치대를 4곳에 비치해두고 있다.
또 주말에는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임시 분리수거대를 4곳에 추가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도구청 관계자는 "쓰레기수거대 추가설치는 필요하다면 검토해보겠지만, 수거대를 추가 설치하면 주민들이 생활 쓰레기를 종량제봉투에 버리지 않고 수거용 봉투에 무단 투기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들이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를 회수해가야 한다는 의식이 부족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구에서는 우선 흰여울마을 내 카페를 대상으로 판매한 일회용 플라스틱 잔을 손님들에게 회수해달라고 요청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