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체외진단시약을 다품종 소량생산해오던 솔젠트는 올들어 코로나19진단시약에 집중해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했지만 지난달부터 제동이 걸렸다.
200원짜리 플라스틱 용기 때문이었다. 진단시약을 담을 플라스틱 용기를 독일에서 수입해왔는데 수요가 폭증하자 독일이 갑자기 수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미리 주문을 받아놨는데 자재공급이 끊긴다면 매출은 물론 계약 유지와 기업 신뢰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터였다.
솔젠트는 이같은 고충을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전달했고 중기부와 함께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나서 문제를 해결했다. 스마트폰 플라스틱 케이스와 금형을 만드는 협력업체 인탑스와 윤일을 통해 솔젠트의 플라스틱 용기를 국산화한 것.
솔젠트는 국산 용기를 시험한 결과 독일제보다 품질 좋고 가격이 싸다고 밝혔다. 솔젠트석도수 대표는 "기존 독일제는 시약의 누출을 막기 위해 고무로 된 '오링'이 있는데, 여기에 불순물이 묻어 있어 40% 정도는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인탑스의 정사진 대표는 "국산 용기는 오링을 없애고 용기와 뚜껑의 나사산만으로도 시약이 새지 않도록 제작했다"며 "일정 압력과 온도를 견디는 시험도 통과해 솔젠트 측이 별도의 불량검사 없이 사용하고 있어 작업시간도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격도 기존 독일제보다 55%나 싸다.
석 대표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다가 수요량이 급증하면서 대량 생산이 필요한 시점에 독일 용기 수입 중단 문제까지 겹쳐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중기부와 삼성의 혁신과 인프라 지원으로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협력모델은 정부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간 협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 사례다.
솔젠트는 "용기 국산화와 함께 수작업에 의존했던 생산공정에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고 자재관리를 스마트화함으로써 생산능력을 73% 높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