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38)이 돌아온다.
2016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오승환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징계 기간을 모두 끝내고 마침내 출격 준비에 나선다.
삼성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오승환을 1군에 등록할 예정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주 오승환이 퓨처스리그(2군) 실전 등판 없이 바로 1군에 오를 것이라며 "오승환에게 검증할 게 있나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믿음이 두텁다.
오승환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KBO 리그 무대를 밟는다. 오승환이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한 시절은 곧 삼성의 전성기였다.
오승환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통산 444경기에 등판해 28승13패 277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277세이브는 KBO 리그 개인 최다 기록이다.
삼성은 이 기간에 무려 다섯 차례(2005, 2006, 2011, 2012, 2013)나 우승을 차지했다.
오승환이 지키는 삼성의 뒷문은 그야말로 철벽이었다. '돌직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력한 구위는 타자가 알고도 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오승환은 2011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해 마무리 혹은 주축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한신 타이거스 소속으로 일본에서 뛴 2시즌 동안 4승7패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을 기록하며 KBO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의 위용을 뽐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세인트루이스, 토론토,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빈 오승환은 통산 16승13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을 올렸다.
특히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는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을 틈타 최후방 보직을 맡고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올리는 괴력을 자랑했다.
9일부터 KBO 리그 무대로 돌아오는 오승환이 세이브 1개를 추가할 경우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9일 키움전에서 오승환에게 라이온즈파크 마운드를 처음 밟아보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승환이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2013년 당시 삼성은 대구 시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오승환은 기량만 건재하다면 부동의 마무리 투수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은 먼저 오승환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적응 기간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바로 9회를 맡기면 부담이 될 수 있다. 먼저 적응을 하고 9회를 맡을 것인지 상황을 보고 정할 것이다. 미리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시즌 전적 13승17패로 7위에 머물러 있지만 젊은 투수들의 활약, 외국인타자 타일러 살라디노의 부활 등을 계기로 최근 11경기에서 7승4패를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오승환이 가세해 불펜의 힘을 더해준다면 삼성의 전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