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8일 밝힌 바에 따르면 니콜라모터는 상장 첫 날인 지난 4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기업 가치는 12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상장은 지난 2일 니콜라 주주총회에서 운송‧에너지 분야 투자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벡토IQ와 합병안을 승인 받은 데 따른 것이다. 기존 벡토IQ 주주들은 별도의 조치 없이 니콜라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니콜라가 나스닥에 입성하면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는 7억5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2018년 11월 약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1200억원)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합병법인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 6개월 만에 보유 지분 가치가 7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니콜라는 트레버 밀턴(39)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한화 외에도 이탈리아 CNH 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이 3000억원, 독일 보쉬가 1500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1920km)을 갈 수 있는 수소전기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의 세미전기트럭 대비 더 높은 효율성이 경쟁 포인트다. 테슬라가 순수 전기차를 양산한다면 니콜라는 수소와 전기차와 혼합된 형태의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하는 것이다.
니콜라와 테슬라는 19세기 미국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과 성을 각각 차용했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니콜라는 현재 피닉스 인근인 쿨리지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르면 2023년부터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최종 투자 결정 과정에서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현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섰고, 실무진과 함께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이 한화의 미래 사업 방향과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김 부사장과 밀턴은 지금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한화의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을 극대화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