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데뷔를 코앞에 둔 신인 가수 백주연을 만났다. 난생처음 하는 인터뷰여서 떨린다는 말과 달리 편안히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4일 공개된 데뷔 싱글 '더 신 #2017'(The Scene #2017 #93d2f5)을 발매한 가수 백주연은, 두 달에 한 번꼴로 다채로운 매력을 담은 싱글을 발표한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뷔곡 '에어플레인'은 백주연이 작사·작곡한 곡이다. 동요 '비행기'의 일부('떴다 떴다 비행기')를 테마로 구성한 어쿠스틱 발라드다. 현실을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쓸쓸하지만 감성적인 가사와 신비롭고 동화적인 멜로디로 표현했다. 편곡은 프로듀싱팀 1601이 맡았다. 정승환 '너였다면', 멜로망스 '짙어져', 폴킴 '있잖아' 등으로 널리 알려진 팀이다.
평소엔 가사를 먼저 쓰는 편이지만 '에어플레인'은 신기하게 멜로디를 먼저 떠올리고 완성한 곡이다. '떴다 떴다 비행기'라는 한 소절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일까. 백주연은 "이 곡은 좀 특이하게 멜로디가 먼저 나왔다"라며 "그래서 첫 싱글이 됐나 보다"라며 웃었다. 시작은 정말 우연이었다. 피아노로 그 멜로디를 치다가 우연히 '아, 이거 코드 넣으면 되게 예쁜 소리 나오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순간의 '좋은 느낌'이 하나의 곡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쩌면 도돌이표처럼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느낄 수 있는데도, 백주연은 지금 버전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에어플레인'은 최종, 진짜_최종, 진짜_리얼_최종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 4일 대중에게 공개됐다. 백주연은 "지금 느낌이 좋은 것 같다. (데뷔곡을) 제 곡으로 하게 되어서 더 떨린다"라고 전했다.
"지금 아마 여행 가고 싶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나, 요즘 (시기가) 힘든 만큼 힘든 분들이 들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우연이지만 비행기 못 타는 시기에, (여행이) 되게 간절할 때 이 곡이 나오게 됐네요.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여행하고 싶은 마음을 은은하게 자극하는 곡인 만큼, 뮤직비디오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 관련 지침을 다 지키며, 제주도에서 찍었다. 백주연은 "첫 촬영이어서 엄청 떨렸는데 티가 많이 안 났던 것 같다. 마음은 두근두근했는데 자연스럽게 찍는 샷이 많아서인지 저는 괜찮았다"라며 "가만히 (있으면서) 예쁜 척하는 게 더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루에 이만 보 넘게 걸은 것 같은데 분량상 걷는 장면이 충분히 쓰이지 않은 것 정도다.
이번 데뷔 싱글엔 '더 신 #2017'(The Scene #2017 #93d2f5)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이 된 여섯 자리 숫자는 색을 16진수로 나타낸 헥스 코드다. '에어플레인'의 중심 색은 베리 소프트 블루다. 앨범 재킷과 뮤직비디오의 포인트 색도 베리 소프트 블루로 맞췄다. 백주연은 "사실은 색이 먼저 정해졌다. 그래서 그런지 그것과 관련해 포인트를 두고 (작업이) 진행됐던 것 같다"라며 "색을 주제로 한 건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백주연은 앞으로 나올 싱글에도 헥스 코드를 활용할 예정이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신곡을 낼 계획이라고. 두 번째 곡의 중심 색은 핫핑크다. 백주연은 "'너의 색으로 나를 입혀줘'라는 얘기고, 사랑 노래다. 대상이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은데 사랑 노래"라고 귀띔했다. 다음 곡은 '에어플레인'보다 조금 더 템포가 빠른 노래라고.
어릴 적 동요 대회에 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성악 공부를 해왔던 백주연은, 중고등학교 시절 목소리가 변할 것 같으니 잠시 쉬자는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음악을 향한 마음을 쉽게 접을 수는 없었다. 운 좋게 입시 준비 6개월 만에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합격했다. 김윤아의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를 불렀다. 이른바 '오디션용 노래'와는 거리가 있었다. 나중에 붙고 나서 물으니 "네 곡이 제일 특이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시행착오는 있었으나, 백주연은 가수라는 길을 꾸준히 가고 있었다. 2015년 오디션에 합격했다. 처음엔 솔로 아티스트 부문에 합격했다. 그러다가 '지금 필요한 친구인 것 같다'는 이유로 아이돌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팀은 깨졌고,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 녹록지 않은 시기에 곡 작업을 계속했다. 지금 쌓인 것만 50곡이 넘는다.
학교 과제로 처음 맛본 작사·작곡은 연습생 시절에도, 데뷔할 팀이 없어졌을 때도 그의 취미 중 하나였다. 연습생 땐 나름대로 구체적인 목표도 있었다. "우리 팀 데뷔 앨범 4번째 트랙 정도에 내 곡을 넣으면 어떨까?"
그 꿈은 약 5년 만에 이뤄졌다. '솔로 가수 백주연'의 데뷔곡 '에어플레인'의 작사·작곡자와 가창자는 백주연 본인이다. 그는 "제가 써 놓은 곡은 다 일기 같았다. 굉장히 열심히 써 놓은 일기 느낌! 일기장을 처음 펼치면 예쁘게 눌러쓰지 않나. 첫 싱글이 딱 그렇다. 일기를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 떨리기도 하고 이렇게 공개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제 곡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곡으로는 목소리를 꼭 알리고 싶어요. 가사를 중점적으로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다양하게 준비를 할 건데, (제게) 다양한 모습이 있구나 하는 것만 알아주셔도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음, 저는… 피처링을 하더라도 제가 나오는 부분에서 '얘는 백주연이구나!' 하고 할 수 있는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색깔이 뚜렷했으면 하고요. 아직 불투명하지만 점점 진해지겠죠. 점점 색깔을 진하게 만들고 싶어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