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은 당시 의대생이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는데, 2심 재판부는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여성을 성폭행한 것으로 보고 실형을 선고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 김성주 부장판사는 여자친구를 성폭행하고 음주운전으로 시민을 다치게 한 혐의(강간 등)로 A씨(24)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었다. 죄질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 매우 크지만, 이 사건 이전 성폭력 범죄가 없었다는 등의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2심에서 A씨에 대한 성폭력 범죄가 없었다는 점에 대한 추가 사실이 나오면서 판결 결과는 달라졌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5년 미성년자 강간치상으로 조사를 받다 혐의없음으로 불기소된 전력이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도 피고인은 소개팅앱을 통해 미성년자가 포함된 다수의 여성과 조건만남을 했거나 시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이 수사가 미치지 않았고 유죄가 아니나 그 내용에 비춰보면 평소 여성을 자신의 성적 도구의 대상으로 한 성 의식이 상당히 의심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의사로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치료해야 할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죽을 것 같은 공포심과 성적 수치심 등 정신적 신체적으로 커다란 고통을 받았다"며 "피고인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제출한 휴대전화 메시지 내용에 대해 불리한 내용은 삭제하는 등 범행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 진술로 인해 피해자 진술의 진실성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부모가 제출한 탄원서를 보면 어린 시절 남들보다 뛰어난 두뇌를 가지면서 학교에선 그저 시간을 보내고 모든 교육은 전북대 영재교육원에서 받았다. 시기에 맞는 적절한 공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피고인의 성장환경이 개인적 성격으로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부모 소유의 고가의 외제 차로 음주운전을 해 상대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를 다치게 한 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저항하는 B씨의 뺨 등을 때리고 재차 같은 날 아침 7시 "찾아오지 말라"는 B씨의 말에 격분해 B씨의 목을 조르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추가됐다.
A씨는 또 지난해 5월 11일 오전 9시 전주시 완산구 효자로에서 BMW를 몰다 신호대기 중인 승용차를 들이받아 피해자 C(44)씨를 다치게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68%로 측정됐다.
이런 가운데 A씨는 8년 전 고등학생 1학년 시절 같은 학교에 다니던 또 다른 여학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피해 여성 D씨(24)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12년 7월 전주의 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A씨와 교제를 하던 중 지속적인 성폭행과 폭행을 당해 전학을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D씨는 이어 "A씨의 집 옥상 계단에서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A씨가 이기자 성관계를 요구했다"며 "이별을 요구하면 A씨는 '성관계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며 성폭행을 협박의 도구로 썼다"고 말했다.
1심 판결이 난지 4개월 뒤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이 드러나자 전북대학교는 지난달 4일 의과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에 대해 '제적' 처분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