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말썽을 부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뒤부터 수차례 체벌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A군에 대한 아동학대 행위가 세상에 드러난 건 7개월여가 흐른 지난 5월이다.
경찰은 당시 A군이 분리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전문가의 소견과 A군의 의견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4일 충남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A군은 지난 5월 5일 저녁 10시쯤 부상을 입고 병원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A군의 상처 등에서 아동학대 의심이 든다고 판단하고 사회복지사를 통해 신고했다.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것은 같은 달 7일.
경찰은 아동사건에 전문성이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에 8일 사실조사를 의뢰했고, 아보전 관계자들은 학대 가해자인 부모와의 일정 등을 조율해 13일 해당 가정으로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조사에서 A군은 맞은 적이 있다고 진술하면서도 시기나 횟수는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후 가해자인 계모 B(43)씨와 친부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A군 담임교사로부터 학교에서 일을 벌였다는 전화를 받은 뒤부터 4차례 체벌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잘못된 훈육방식이라는 점도 인정했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아동을 분리하기 위해선 아이의 의사를 가장 먼저 확인한다"며 "또 가해자가 양육 의지가 없는지, 정신질환이나 잘못된 인식을 가졌는지 등을 조사하는데 사실상 당시에는 분리할만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보전은 대면 조사를 마친 뒤 5월 18일 공식 공문을 통해 조사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당시 조사결과 보고서에는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계자는 "수사관이 종합결과를 낸 뒤 이 내용을 토대로 어떤 조처를 할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해 아이에게 미안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7시 27분쯤 천안의 한 주택에서 A군이 여행용 가방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고 A군의 계모 B씨가 119에 신고했다.
A군은 심정지 상태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사흘 만에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B씨가 A군을 7시간 넘게 가방을 옮겨가며 가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방 속 A군을 두고 3시간가량 외출하기도 했다.
B씨는 전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