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2020시즌 KBO 리그 초반 고민 중 하나는 타선의 무게감이었다. 새 얼굴이 계속 등장하는 마운드와는 달리 타선은 팀 타율을 비롯한 주요 부문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상대 투수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는 타자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느껴졌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 10경기에서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며 초반 슬럼프에서 벗어난 타일러 살라디노의 기세가 대단하다.
게다가 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4번타자 이원석이 역전 3타점 2루타와 쐐기 3점포를 때리는 등 혼자 6타점을 쓸어담으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원석은 삼성이 0대2로 뒤진 4회초 무사 만루에서 3루 방면 2루타를 때려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은 계속된 득점 기회에서 이학주의 적시타로 스코어를 4대2로 벌렸다.
삼성은 5회초 공격에서도 대거 4점을 뽑았다. 김상수가 무사 1루에서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이원석은 살라디노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풀카운트에서 LG 선발 켈리의 시속 143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을 넘겼다.
LG의 추격은 계속 됐지만 삼성의 달아나는 힘은 그 이상이었다.
살라디노는 팀이 8대5로 쫓긴 7회초 1사 2루에서 LG 불펜 김대현의 시속 144km짜리 직구를 때려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원석은 9회초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원맨쇼의 대미를 장식했다.
살라디노는 멀티히트 행진을 5경기로 늘렸다.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3득점 2타점으로 활약했다. 또 1루 글러브를 쓰고 선보인 안정된 수비는 명불허전이었다.
이원석은 4타수 3안타(1홈런) 8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3-4번 타자가 10타점 5득점을 합작한 삼성 중심타선의 위력은 위닝시리즈 달성으로 이어졌다. 전날 선발 원태인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2대0으로 꺾은 삼성은 이날 타선의 힘을 앞세워 12대6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지난 3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13, 86홈런, 350타점을 기록한 다린 러프의 빈 자리를 크게 느꼈지만 최근 살라디노가 살아났고 젊은 타자들이 분발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현재 부상으로 2군에 있는 간판 타자 구자욱이 복귀를 앞두고 있어 향후 삼성 타선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구자욱이 어제 배팅 훈련을 했고 통증은 없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 예상보다 복귀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5이닝 8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한 삼성의 신예 허윤동은 타선의 지원으로 데뷔 2경기 연속 선발승을 챙겼다. KBO 리그 역대 5번째 진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