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령' 강형욱 만난 줄…" 용인 '서당개' 인기

사납던 반려견, '서당개' 교육 받고 문제 행동 교정
용인, 올바른 반려문화 조성으로 '동물 유기' 예방
동물보호센터 직영화, 유기동물 종합관리체계 구축
전문가 "도심 속 공존 위한 반려동물 인식 개선 중요"



48개월 된 진도 교배종인 탄이의 모습이다. 서당개 교육을 들으면서 사람을 보고 짖거나 달려드는 습관을 고치게 됐다.(사진=조성희씨 제공)

2년 전 진도 교배종 '탄이'(48개월)를 입양한 조성희(50)씨. 사람의 사춘기격인 '개춘기'가 온 탄이는 심하게 짖고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갈수록 말을 안 듣는 탄이를 포기해야할까 고민에 빠진 조씨에게 '서당개'(서툰 당신의 개) 프로그램은 '개통령' 강형욱씨를 만난 것 같았다.

조씨는 "강사분들이 직접 와서 흥분을 가라앉히는 터치법이나 간식유도요령 등을 친절히 알려줬다"며 "덕분에 탄이가 부쩍 온순해져 이젠 반려견 놀이터도 갈 수 있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탄이가 서당개 프로그램에 참여해 행동 교정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사진=조성희씨 제공)

경기도 용인시가 운영하고 있는 '서당개' 프로그램은 반려동물의 이상 행동을 바로잡아 반려견의 무분별한 유기를 막고 안전하게 반려견과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이상 행동 교정' 반려문화 개선으로 유기 방지

3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용인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지난 2017년 2만7천여 마리에서 지난해 4만7천여 마리로 75%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버려진 반려동물도 20% 증가했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시민이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행동 교정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사진=용인시청 제공)

이처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늘고 유기동물들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커지자 용인시도 유기 방지책의 일환으로 반려견 등의 문제 행동을 교정해 주는 서당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당개는 메인강사와 보조원이 팀을 이뤄 반려견과 보호자를 1대1로 전담하며, 이상 행동 교정 방법을 가르치는 반려동물 문화교실이다. 교육 과정은 반려동물의 몸집 크기나 종류에 맞춰 구성된다.

보호자는 강사와의 상담과 교육을 통해 개의 행동 특성을 파악하고, 흥분 가라앉히기나 페티켓(펫과 에티켓의 합성어) 등을 배우며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법을 익힌다.

최근 용인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비대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용인시 제공)

(사)유기견없는도시 관계자는 "보호자들이 입양 단계부터 교육을 받지 못해 유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동물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고 사회성을 길러 충동적인 유기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시는 지난 2016년 구갈레스피아를 시작으로 반려동물 놀이터 3곳을 운영하고 있다. 놀이터에서는 보호자와의 유대관계와 동물의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

지난해 누적 이용객이 6만2천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천명선 교수는 "소음이나 위생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고 또 시민들에게 반려동물 시설이 필요한 이유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반감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천 교수는 "반려동물을 공존의 대상으로 보고 사회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받아들이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용인시, 동물보호센터 직영화‥유기 동물 관리 강화

용인시는 지난 2017년 '동물보호센터'를 시 직영으로 전환하고, 1과 3팀 규모의 동물보호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센터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유기동물 구조와 보호, 입양 등을 적극 지원한다.

특히 유기동물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입양비와 반려견 등록비도 지급하고 있다. 2개월령 이상 반려견의 보호자들에게는 내장형 칩 비용(1만원)과 등록비(1만원)를 모두 지원해 준다.

용인시 관계자는 "동물등록을 하지 않아 적발되면 6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반려견 놀이터 이용도 할 수 없으니 꼭 등록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용인시 동물보호센터에 접수된 유기동물 1021마리 가운데 등록된 216마리만이 주인을 찾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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