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적이…18대 국회 80석 민주당 때도…"라며 주호영 원내대표가 관행을 언급할 때, 소속 의원들이 앉을 자리도 부족해 간이의자까지 채워넣은 국회 안 또다른 의총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는 "관행 끊어버리고, 새로운 역사를"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밝힌 대여 카드는 "향후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거였다. 이날에만 원내대책회의-의원총회-기자간담회 일정을 소화하며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힘자랑과 오만으로 망한 정권이 무수히 많다. 심지어 히틀러 나치 정권까지도 법치주의를 외치면서 독재해왔다"거나 "언론이 막아야 한다. 국민 여론으로"라고 했다. 소속 의원들에게는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뭉쳐달라는 주문을 해뒀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 여부에 대해서는 "상황을 봐가면서 대처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의 개원 본회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자체 법률검토를 제시하며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총이 끝나기도 전 국회 내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21대 국회 주도권을 둘러싼 원 구성 협상에 관한 당내 보고가 시작될 때였다. 원내지도부에 전적으로 일임한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첫 대면식에서 남긴 인사말은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거나 과거 가치와 떨어지는 일이 있을지라도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는 거였다. '시비 걸지 말라'는 의미를 취재진이 묻자 소리내어 웃더니 의총 도중 떠났다.
여야의 치열한 원구성 협상을 바라보는 김 위원장이 이날 예방한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한 당부는 "거대 여당이 포용적으로 하면 될 것"이라는 정도였다. 원내 전선에서 다소 거리를 두며 당 노선과 정책 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런 김종인 위원장은 3일 이해찬 대표와 만난다. 둘의 인연은 32년 전 13대 총선에서 맞수로 만나 이 대표가 신승을 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비대위원장이었던 김 위원장이 이 대표를 컷오프(공천배제) 시킨 악연도 있다. 이 대표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귀했다. 두 사람의 상견례가 화기애애할지는 미지수지만, 원구성 협상과 추경 등을 두고 기싸움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