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밤 11시 10분쯤 충북 청주시 강서지구대 2팀 오명국 경위와 조경록 경장은 음주 신고를 접수하고 비하동으로 부리나케 순찰차를 몰았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음주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오 경위 일행은 인근 원룸 단지를 순찰하며 지구대로 복귀하던 도중 굉음을 내며 도로를 질주하는 흰색 고급 스포츠카를 목격했다.
오 경위는 감각적으로 의심이 발동했다.
"벤틀리 번호가 6666?"
오 경위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회장이 애용했다던 차량번호가 '6666'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일반인들이 쉽게 탈 수 없는 수억 원 대의 고급 스포츠카였다.
오 경위는 휴대폰을 통해 차량 번호를 조회했다.
"그러면 그렇지."
운행 중지 명령이 내려진 대포차였다.
오 경위 일행은 1600cc 아반떼 순찰차로 벤틀리를 쫒으며 확성기를 통해 정차를 요구했다.
오 경위 일행의 의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를 지구대로 데리고 온 뒤 신현준 경위의 집요한 추궁이 시작됐다.
조사 결과 A씨는 2건의 사기죄로 수배 중이었다.
A씨는 도로교통법과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한밤 중 탄력순찰에 나선 경찰관들의 감각과 팀워크가 돋보이는 결과였다.
오 경위는 "도로를 질주하는 스포츠카를 보고 의심이 들었고, 불법 차량을 확인하고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역 경찰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