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벤틀리 6666'…그는 수배범이었다

청주 강서지구대, 탄력순찰 도중 괴음 질주 스포츠카 의심
'운행 중지 명령' 차량 확인...운전자 사기죄 수배 중
오명국 경위, 조경록·신현준 경장 팀워크 돋보여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1600cc 순찰차로 외국 고급 스포츠카를 쫒아가 수배범을 잡은 경찰관들이 있다.

지난달 30일 밤 11시 10분쯤 충북 청주시 강서지구대 2팀 오명국 경위와 조경록 경장은 음주 신고를 접수하고 비하동으로 부리나케 순찰차를 몰았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음주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오 경위 일행은 인근 원룸 단지를 순찰하며 지구대로 복귀하던 도중 굉음을 내며 도로를 질주하는 흰색 고급 스포츠카를 목격했다.

오 경위는 감각적으로 의심이 발동했다.

"벤틀리 번호가 6666?"

오 경위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회장이 애용했다던 차량번호가 '6666'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일반인들이 쉽게 탈 수 없는 수억 원 대의 고급 스포츠카였다.

오 경위는 휴대폰을 통해 차량 번호를 조회했다.

"그러면 그렇지."

운행 중지 명령이 내려진 대포차였다.

오 경위 일행은 1600cc 아반떼 순찰차로 벤틀리를 쫒으며 확성기를 통해 정차를 요구했다.

(사진=자료사진)
운전자 A(29)씨는 무면허였다.

오 경위 일행의 의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를 지구대로 데리고 온 뒤 신현준 경위의 집요한 추궁이 시작됐다.

조사 결과 A씨는 2건의 사기죄로 수배 중이었다.

A씨는 도로교통법과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한밤 중 탄력순찰에 나선 경찰관들의 감각과 팀워크가 돋보이는 결과였다.

오 경위는 "도로를 질주하는 스포츠카를 보고 의심이 들었고, 불법 차량을 확인하고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역 경찰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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