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김호정)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프랑스여자'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김희정 감독과 배우 김호정, 김지영, 류아벨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관해 "외국 유학 시절 만났던 여성 예술가들이나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 여성에 관심이 많았다. 자기 나라를 떠나 산다는 건 녹록지 않고 한국에 들어와 살기에는 그 나라화 되어 있는, 경계에 있는 것 같은 분들을 보면서 여러 감정을 느꼈다"며 "그런 여성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영화로 완성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인 남편 쥘(알렉상드르 구앙세)과 이혼 후 오랜만에 찾은 서울, 20년 전 공연예술 아카데미에서 함께 수업을 듣던 영은(김지영)과 성우(김영민) 등 옛 친구들을 만나 추억이 어린 옛 술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미라. 어느 순간 미라 앞에는 놀랍게도 20년 전, 프랑스 유학을 가게 된 자신의 과거 송별회 현장이 펼쳐진다.
20대의 모습을 한 친구들과 마주하게 된 40대의 미라는 혼란스럽기만 하고, 그날 그 술집을 기점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그녀의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자신이 맡은 영은의 모습이 마치 김희정 감독의 모습과 같았다는 김지영은 "감독님은 촬영 전 배우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배우들이 편안하게 작품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끔 길을 열어줬다"며 "덕분에 편하게 작품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 류아벨은 극 중 해란을 맡아 1인 2역 연기를 펼쳤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오가는 캐릭터와 관련해 그는 "미라, 영은, 성우 등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했다.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리듬이나 호흡에 좀 더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프랑스여자'가 자신의 영화 중에서도 굉장히 재밌는 편이라며, 재밌게 봐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꿈이라고 생각하면 똑같을 것 같다. 우리가 꿈을 꾸면 그렇지 않나. 꿈에서 나는 내 나이인데, 다른 애들은 옛날 모습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만난다"며 "끝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미라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은데 이게 재밌는 요인이다. 그냥 느껴지는 대로 보는 영화"라고 말했다.
김지영은 "영화는 볼 때마다 새롭게 깨달아지는 순간들이 있고, 다시 볼 때마다 새롭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 왜곡하거나 멈추고 싶은 순간들이 모이며 인생을 살고 있다"며 "그 모든 순간이 삶에 대한 애착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을 찍으며 내내 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호정은 "마치 시나리오가 쓰인 후 영화가 된 게 아니라, 영화로 다 찍고 나서 정리한 것 같이 섬세하고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영화"라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데 사실 하는 이야기나 내용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전했다.
4년 만에 돌아온 김희정 감독의 영화 '프랑스여자'는 오는 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