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회 양순임(76) 회장은 1일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알프스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용수 할머니의 지적처럼 정의연은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대표단체로서 도덕성을 상실했다"며 "하나의 권력단체를 살찌우는 데 혈안이 됐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유족회의 주장을 종합하면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유족회의 공적을 가로챘고 단체 밖 할머니들을 외면했다.
양 회장은 "일본이 고노담화 이후 설립한 '아시아여성기금' 보상안을 제시했을 때 일부 할머니는 이 도움을 받길 원했지만 정대협은 이를 받으려는 할머니들을 매도했다"며 "'기억의 터 기림비'에도 이 할머니들의 이름을 제외했다"고 주장했다.
고노담화는 1993년 일본정부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한 담화다. '기억의 터 기림비'는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서울 남산에 만든 조형물이다.
양 회장은 또 "할머니 이름 새긴 비석 하나 세우는데 비용이 그리 아깝다는 말인가"라며 "유족회가 힘이 없어 고인을 차디찬 납골당에 모셔두고 있어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전에 윤 의원과 정의연을 무서워했다"며 "이번에 드러난 윤 의원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와 함께 유족회가 13년간 일본 내에서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강제징용 등의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와 보상 등을 요구하기 위한 법정 투쟁을 벌였지만 정의연 측이 오히려 이를 친일행위라고 비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족회는 "도대체 뭐가 친일인지 모르겠다"며 "지난 30년간 위안부 문제를 악용한 윤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의연을 해체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전후해 군인, 군속, 노무자, 여자근로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등으로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모여 1973년 만든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