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 선수 2명이 있다. 모두 예전보다 확 달라진 모습으로 KBO 리그를 놀라게 하고 있다.
NC 좌완 구창모(23)와 kt 내야수 조용호(31)다. 구창모는 5월 이견이 없는 최고의 투수였고, 조용호는 타율 4할대의 맹타에 깜짝 결승타 1위를 달리고 있다.
구창모는 5월 5경기에서 4승 무패 행진을 달렸다. 평균자책점(ERA)는 0.51에 불과하다. 35이닝을 던지면서 삼진은 38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9개만 내줬다. 피안타율은 1할5리,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은 0.60, 한 이닝에 타자 1명을 누상에 보낼까 말까 한다.
지난해도 준수했지만 올해는 기량이 급성장했다. 구창모는 2019시즌 23차례 등판해 10승 7패 1홀드 ERA 3.20을 기록했다. 생애 첫 10승에 ERA도 가장 낮았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구창모는 2015년 NC 2차 지명으로 계약금 1억5000만 원을 받고 입단했다. 2016년 1군에 데뷔해 4승 1패 1홀드 ERA 4.19의 성적을 거둔 구창모는 이듬해 7승(10패), 2018년 5승(11패) 1홀드를 거뒀다. 미완의 대기로만 평가받던 구창모가 올해 완전히 리그 최고 투수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를 힘으로 윽박지르려던 데뷔 초창기에서 벗어나 한결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이동욱 NC 감독은 구창모에 대해 "지난해 10승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또 완급 조절 능력이 좋아졌고, 변화구를 공격적으로 구사하고 있다"고 짚었다. 투구 준비 동작에서 공을 쉰 왼손이 타자에게 최대한 늦게 보이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조용호는 21경기 타율 4할2푼4리 9타점 16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은 지난해 안타왕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4할6푼8리)에 이어 리그 전체 2위다.
더 놀라운 것은 시즌 결승타다. 조용호는 5개의 결승타를 때려냈다. NC 나성범과 LG 로베르토 라모스, 채은성 등 각 팀 중심 타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달린다. 득점권 타율도 5할2푼6리로 페르난데스와 LG 김현수(이상 5할7푼1리)에 이어 3위다.
조용호는 2014년 SK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대학 졸업 뒤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독립 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잠시 몸담았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할 때는 야구를 그만두기도 했다. 그러다 SK에 입단해 다시 뛰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조용호는 2017년 1군 무대를 밟았다. 그해 69경기 타율 2할7푼2리 10타점 34득점으로 반짝했지만 이후 SK의 두터운 외야진에 밀렸다. 이듬해 16경기 타율 7푼7리에 그쳤고, 시즌 뒤 조건 없는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트레이드는 기회였다. 지난해 조용호는 87경기 타율 2할9푼3리를 기록했다. 비록 백업이었지만 주전 강백호의 부상 공백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그러더니 올해는 완전히 주전으로 도약한 것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조용호에 대해 "중요할 때 나가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라면서 "보석 같은 존재인데 나도 복을 타고난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이다. "1루에서 살기 위해 죽기 살기로 뛴다"는 조용호의 절실함이 이제야 빛을 보고 있는 모양새다. 순탄치 않았던 그의 야구 인생이 있기에 더 의미 있는 활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