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시작부터 '동상이몽'에 '각자도생'…원구성 힘겨루기

민주 “개원 협상 대상 아냐” vs 통합 “국민과 야당에 대한 도발”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 자리 놓고 신경전…‘윤미향 국조' 대립각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활동 시작…대대적인 노선 전환 예고

21대 국회 임기 시작 후 첫 주말인 31일 국회 본관에 21대 국회 개원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21대 국회 문이 열렸다. 여야 모두 협치를 약속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초반 분위기는 예전 국회들과 다르지 않다. 국회법이 정한 원구성 법정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 ‘싹쓸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공세를 펼치자 미래통합당은 “국민과 야당에 대한 도발”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아울러 정대협 회계 부정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화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개원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당은 국정조사까지 거론하고 있다.

◇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 힘겨루기…싹쓸이 vs 관례대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21대 국회 개원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21대 국회 개원 전부터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장외 공방전을 벌여온 여야는 원내 힘겨루기에 돌입한 양상이다. 선제 공격에 나선 쪽은 민주당이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31일 별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국회법에 따라 6월 5일 개원을 하고 의장단을 선출하겠다"며 “통합당은 최소한 개원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국회법에 따르면 여야는 6월 5일에 첫 임시국회를 열고 국회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을 선출해야 한다. 또 오는 8일까지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게 돼 있다.

문제는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상회하는 의석(177석)을 차지해 각 상임위 위원도 과반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상임위원장 ‘싹쓸이’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통합당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통합당은 이같은 민주당의 구상이 ‘입법 독재’라고 비난하며 강력 반발했다.

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은 당연히 연계가 돼 있다”며 “상임위원장 독식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입법 독재라도 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여야가 국회의장‧부의장 등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를 사전 협상에서 풀어야 하기 때문에, 협상이 완료되지 않는 한 오는 5일 임시국회 개원은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다.

◇ '윤미향 공방' 변수도 걸림돌

윤미향 의원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여부도 21대 국회 시작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를 운영 중인 통합당 측은 개원과 함께 윤 의원 의혹 관련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다만 통합당 단독으로 국조 요구서 발의 대신 민주당의 동참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윤 의원이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해명한 만큼 향후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기 전엔 윤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추가 조치 및 국정조사 실시 여부도 일축했다.

◇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공식 활동 돌입

총선 패배 이후 약 한달 보름 만에 들어선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도 공식 활동에 돌입한다. 당 재건을 위해 ‘중도층 확장’을 강조해온 김 비대위원장은 1일 오전 현충원 참배 후 국회에서 공개 회의를 개최한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12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비대위원장을 맡아 '정강·정책' 수정을 시도하며 변화를 도모했던 점을 감안하면 어떤 파격적인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최근 당내 인사들에게 “자유우파를 강조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등 이미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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