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타격감이 안 좋아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허경민은 지난 2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홈 3연전 첫 경기를 마치고 이같이 말했다.
마음고생을 조금은 덜어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허경민은 7회말 점수차를 2점으로 벌리는 결정적인 쐐기홈런을 터뜨리며 두산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허경민의 막판 집중력은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끝난 롯데와의 연장전 접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허경민은 4대4로 팽팽하던 연장 11회말 2사 1,2루에서 깨끗한 좌전안타를 때려 2루 주자 류지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은 허경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롯데를 5대4로 눌렀다.
허경민은 스코어 3대4로 패배 위기에 놓였던 9회말 희생플라이를 날려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가는 역할을 했다. 두산의 막판 2점을 허경민 혼자 생산한 것이다.
허경민은 경기 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끌고가서 나에게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준 동료들 덕분이다. 딱히 노린 건 없었다. 직구 궤적으로 스윙했는데 포크볼이 높게 형성돼 좋은 타구가 나왔다.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타격 부진이 심각했던 롯데는 1회초 안치홍, 3회초 이대호, 5회초 전준우의 적시타를 앞세워 3대0으로 앞서나갔다.
두산의 뒷심은 강했다. 6회말 호세 페르난데스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두산은 7회말 최주환의 투런포로 3대3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9회초 안치홍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돌발 상황이 나왔다. 9회말 1사 후 박세혁이 때린 타구가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무릎에 맞았고 투수 악송구가 이어지면서 타자 주자가 3루까지 갔다.
두산은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4대4 원점으로 되돌렸다.
동점을 만든 주역 허경민은 연장 11회말에 찾아온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허경민은 팀의 최근 2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환하게 웃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최주환과 허경민을 포함해 모든 선수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 선발 이영하는 7⅔이닝 3실점 호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 이영하가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지며 제 역할을 다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의 모습을 찾는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