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자진 사퇴 촉구 강도를 높여갈 태세여서 '윤미향 공방'은 21대 국회에서 가열될 전망이다.
◇민주당, 다시 윤미향 엄호…"사퇴의 길은 없다"
민주당은 이날 윤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사퇴 여론이 70%에 달했지만 열흘이 넘게 침묵으로 일관한 윤 의원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어가던 상황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정도면 본인이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이고 나머지는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의원들은 대부분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의외의 것을 들고 나오지 않는 이상 사퇴의 길로 가진 않을 것 같아 다행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부연했다.
또다른 지도부 의원은 "검찰 수사를 지켜본다는 기조에서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사실상 민주당의 영입인재에 가까웠던 만큼 그에게 사퇴를 권유하기도 어려웠던 터라 당 지도부로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퇴론에 난감해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지난 25일 회견에서 새로운 의혹은 나오지 않았고, 윤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하고 나서면서 사퇴를 압박할 동력이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 내 일부 소신파 의원들은 "결자해지하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당에서도 마냥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릴 게 아니라 당 차원의 신속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고, 김영춘 의원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당선인 신분에서 사퇴하고 백의종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당에서도 검찰 수사에서 의혹이 사실로 검증되거나 이날 윤 의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엔 사퇴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윤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 과정서 제가 소명해야 될 건 피할 생각이 없고 제 직을 핑계로 (수사를) 피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통합, 진상조사TF 풀가동…"검찰 수사, 법의 심판 아직 시작되지도 않아"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윤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논평을 내고 "구구절절 이야기했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고, 결국 '오늘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만이 묻어나는 기자회견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끝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틀렸다. 이제 시작이다. 검찰의 수사와 법의 심판은 아직 시작 되지도 않았다"며 강공을 예고했다.
통합당은 지난 21일 곽상도 의원을 팀장으로 한 윤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관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TF 소속 한 통합당 의원은 "윤 의원의 발언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준비가 되면 어떤 식으로든 국회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활동은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 초선의원은 "본인이 깨끗하게 사퇴를 했으면 되지, 다 검찰 조사에서 받겠다는 식 아니냐"고 힐난하며 국정조사에 대한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