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먼저 윤 당선인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제기한 '후원금을 할머니에게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정대협은 그동안 전체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세 차례 모금을 진행했다"면서 "모두 균등하게 할머니들에게 나눠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대협은 생존자 복지 활동을 포함해 문제 해결을 위한 다방면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해왔다. 이런 활동 모두가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왜 성금을 전부 할머니에게 지원하지 않느냐는 일부의 비난은 정대협·정의연 운동의 지향을 살피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원래 9억에 나온 매물을 7억5천만원으로 깎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규민 당선인의 소개로 힐링센터(안성 쉼터)를 높은 가격에 매입해 차액을 횡령했다'는 의혹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남편이 운영하는 신문사에 정의연 일감을 수주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2019년 정의연은 업체 선정을 위해 수원시민신문을 포함해 4개 업체의 견적을 확인했고, 당시 최저금액을 제시한 수원시민신문에 소식지 디자인과 편집·인쇄를 맡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가족들이 현금으로 주택 5채를 구매할 때 정대협의 자금을 횡령해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단연코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현재 거주하고 있는 수원의 아파트 경매 자금은 갖고 있던 예금과 남편 돈, 가족들로부터 빌린 돈으로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계좌와 정대협 계좌가 혼용된 시점은 2014년 이후의 일이다. 아파트 경매 취득은 2012년에 있었던 일"이라면서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주장은 전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버지를 안성 쉼터의 관리인으로 고용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했다. 윤 당선인은 "주택(쉼터)을 빈집으로 관리 없이 놔둘 수 없어 아버지께 부탁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정아버지를 힐링센터의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잘못됐다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모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개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쓴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정대협 활동하며 개인 명의 계좌 4개로 모금이 이뤄진 사업은 총 9건"이라면서 "약 2억8천만원이 모였고,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한 돈은 약 2억3천만원이다. 나머지 약 5천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이한상 교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측 그대로 새로운 정보는 '0'이었다. 곤란한 답은 검찰 조사를 핑계로 하지 않더라"면서 "짧은 문답 이후 일방적으로 회견을 종료했다. 잠적한 동안 도대체 뭘 준비한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기된 회계 문제에 대해 새로운 증거들이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다. 회계는 숫자 문제인데, 숫자로 얘기하는 부분은 없고 대부분 기존 입장을 증거 없이 원론적 수준에서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해명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당선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공문을 통해 '먼저' 안성 쉼터 매각을 요청했다고 했지만, 공동모금회 측은 이미 밝힌 대로 쉼터를 매입하고 남은 잔액을 돌려달라고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이날 "공식 요청은 사업이 저조하니 기부금 남은 잔액을 반환해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정대협 쪽에서 잔액 반환하면서 거기에 쉼터까지 팔겠다고 먼저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 의혹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검찰 조사를 피할 생각 없다. 앞으로 검찰수사 과정이나 그 이후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임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신분이 된 이후에도 '불체포특권'을 누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직 검찰의 소환 요청은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