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경매 사태, 정부 무관심이 부른 결과"

간송미술관 소장품 2점, 경매에서 모두 유찰
국립박물관 직접 구매? 수수료 문제 복잡해
문화재 구입에 관심없는 정부, 예산도 부족
프랑스 방식 공공매입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여러분, 간송미술관 아시죠? 일제강점기에 우리 문화재가 국외로 반출되는 걸 막기 위해서 사재를 털어서 그 물건들을 사들였던 간송 전형필 선생. 그 유물들이 전시된 게 바로 간송미술관입니다. 그런데 최근 간송이 세운 이 간송미술관이 사상 처음으로 소장품 두 점을 경매에 내놨습니다. 두 점 모두 국가보물이에요. 그런데 엊그제 있던 경매에서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유찰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한 번 화제이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거 왜 안 팔렸는가도 궁금하고요. 또 이런 매물이 나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그냥 개인이 이렇게 사고팔게 해도 되는 건가, 궁금점이 많아서 이분을 모셨습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어서 오십시오, 소장님.

◆ 황평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 팔렸어요, 2개 다?

◆ 황평우> 당연히 안 팔리죠.

◇ 김현정> 아니, 제가 얼마로 나왔나 봤더니 15억이더라고요.

◆ 황평우> 두 개에 30억이죠.

간송미술관이 27일 경매에 내놓는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왼쪽)과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 (사진=국가문화유산포털)
◇ 김현정> 그런데 이게 국가보물이니까 15억이면 돈 있는 분들은 살만도 한데 아무도 안 샀어요?

◆ 황평우> 그런데 우리 미술품 거래 시장에서는 불상이나 회화, 도자기 큰손들이 각각 다른데 아쉽게도 이 불교 미술품의 큰손이 구속이 돼 있어요.

◇ 김현정> 누구예요?

◆ 황평우> 이름을 밝히면 그러하니까.

◇ 김현정> 우리가 아는 사람 아닌가 보네요.

◆ 황평우> 아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분이 모 저축은행 사기 건으로 기억나시죠? 그래서 지금 다시 또 구속이 돼 있어서 아마 이분이 있었으면 제 생각인데 경매에 응찰을 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분이 아쉬워하겠군요. 지금은 감옥에서.

◆ 황평우> 복구 불가능할 정도의 그런 상태고 그다음에 국박(국립박물관) 같은 데서는 워낙 같은 물건이 많이 있고 또 조계종에서도 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이거는 불가능하다고 봤죠, 처음부터.

◇ 김현정> 그래서 이거를 국립박물관이 사면 어떠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황평우> 그거는 제가 볼 때는 좀 문제가 있는 게 자꾸 이렇게 얘기합니다. 국립박물관에서 케이옥션과의 좀... 우리가 개인적으로 사게끔 해달라는데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한국이 자본주의고 경매에서는 수익을 가지고 운영을 하는 건데 그러면 청취자분들이나 김현정 앵커께서는 소더비가 수수료가 얼마인지 아세요?

◇ 김현정> 얼마나 돼요?

◆ 황평우> 그 경매가의 40%예요. 그러면 양쪽에서 받는다고 쳐보세요. 어마어마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정확하게 40%는 조금 아닙니다마는 그 정도로 경매의 비용을...

◇ 김현정> 엄청 수수료가 높군요?

◆ 황평우> 그럼요. 우리나라 같으면 얼마겠어요? 이게 2000만원 미만일 때는 약 18%를 양쪽에서 받아요.

◇ 김현정> 파는 사람, 사는 사람한테 다?

◆ 황평우> 그럼요. 이거 같은 경우는 수수료가 제가 알고 있기로는 16.5%인데,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마는 거기에서 약간 1%의 오차가 있을 수가 있을 수가 있겠죠. 그러면 15%면 30억에 15%, 양쪽에서 30%면 거의 9억, 10억이에요. 그럼 경매회사에서 10억을 포기를 하라고 우리 보고 거래하겠다라고 하는 게 이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 경매회사는 강요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냥 내놓으라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게 시장의 원리나 또 이런 게 안 맞죠. 그래서 이제 저희들이 얘기하는 게 프랑스 방식을 도입해라.

◇ 김현정> 어떤 겁니까? 프랑스 방식.

◆ 황평우> 프랑스는 모든 이런 거래 방식이 국가위원회에서 결정을 합니다. 그러면 이거 작아요. 예를 들어서.

◇ 김현정>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도?

◆ 황평우> 아니요. 이런 물건이 나올 경우에 국가 공매를 하는 거죠. 공공매입. 그래서 그 미술품 위원회에서 매입을 하면 이것이 문화재 같은 경우는 예를 들어서 이거는 루브르에서 소장하고 관리를 해. 이거는 미술품이야? 그러면 오르세에서 해. 이런 식으로 그 미술품에 맞게끔 배분을 하는 거죠.

지금 예를 들어서 이런 경우가 이런 개인 옥션이 아니라 공매 이런 방식이 있다라면 수수료도 많이 안 나가겠죠? 그러면 이런 골동품이, 이런 불교 미술이 올 경우 국립박물관에서 보관하고 미술품일 경우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고. 이런 제도를 좀 도입하면 더군다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문화부가 가장 아마 프랑스 다음으로 강력한 부서거든요. 미국이나 영국은 이 정도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그러면 공매제도를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고.

◇ 김현정> 공매제도가 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 황평우> 공공매입제도, 재단 같은 걸 만들겠죠.

◇ 김현정> 사적으로 케이옥션이니 이런 옥션에서, 경매회사가 아닌 공공경매제도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신데.

◆ 황평우> 그리고 우리나라가 미술품 시장이 너무 작아요.

◇ 김현정> 그래서 공매도 필요 없었던 거 아니에요? 여태는?

◆ 황평우> 그렇죠.


◇ 김현정> 왜냐하면 이런 보물이 나올 일이 없으니까.

◆ 황평우> 그런 것도 있는데 두 번째는 국가가 문화재 구입예산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요.

◇ 김현정> 그래요?

◆ 황평우>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데 우리나라는 헌법구조가 정강인데 국가는 전통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정강이 돼 있어요. 그런데 지금 보십시오. 우리나라 국가 위임의 사무나 관리나 이런 거 보면 저 밑에 가 있어요, 문화재가. 그러니까 이게 그러면 예산이 아마 일개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국가박물관이 유물 구입비가 40억에서 100억 미만인 나라가 한국밖에 없을 걸요? 그러니까 이런 제도적인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데 이걸 자꾸 개인 경매회사나 또 우리는 너무 국가주의나 민족주의가 강해서 ‘어디 보물을 거래를 해’ 이러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황평우> 아니, 본인이 가지고 있는 거 그렇게 얘기해 보세요. 난리가 나죠. 그래서 저는 이게 어떤 공공성과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해서는 제도를 마련해 주고 지키라고 해야 돼요.

◇ 김현정> 그러면 다시 간송미술관 얘기로 돌아올게요. 간송미술관, 간송 선생이 본인 돈으로 사들여서 여태까지 박물관, 미술관 유지해 온 거니까 법적으로는 사든 말든 외국으로만 안 내보내면 되는 것으로 알아요. 그런데 이렇게 내놔도 팔리지도 않고 이런 상황인데 간송미술관의 어떤 상황상 앞으로도 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요? 집안의 상황상.

◆ 황평우> 지금 자꾸 처음이라 그러는데 제가 알고 있기로 20년, 제가 20~30년 동안 들은 얘기로, 이건 들은 얘기입니다마는. 제가 이것 때문에 인사동에 수소문을 두 달 해 봤거든요. 그러니까 간송이 직접 재단이나 개인으로 이런 이관한 거 말고 또 넘겨준 거 말고 개인 친인척들이 되겠죠. 자제분들에게 선물로 넘겨준 것도 있고 이런 것들도 인사동에서 골동품 거래가 나왔어요.

◇ 김현정> 제가 걱정되는 건 그냥 골동품이면 괜찮은데 이런 국가보물이 사적인 거래 허가가 되고 외국으로만 안 보내면 된다 이렇게 될 경우에 막 쏟아져 나와서 누군가 손에 들어갔는데 그 사람이 관리를 잘 못한다든지 그 사람이 뭔가 나쁜 마음을 먹고 외국으로 살짝 물밑으로 빼돌린다. 이런 것도요?

◆ 황평우> 중요한 질문이신데요. 지금 한국의 고미술계에서 계속 정부로부터 로비하고 있는 게 이제는 우리가 항상 그러죠. 외국으로 못 나가니까 걱정 없다라고 얘기하는데 지금 문화재 보호법 바꿔달라고 하고 있는 게 이제는 국가지정문화재나 지정문화재는 아직 거기까지는 안 갔습니다마는 예를 들어서 여러 가지 문화재 똑같은 게 여러 개 있을 경우에 아직 지정 안 된 것 같은 경우는 반출 허가해 달라, 팔게 해 달라, 지금 그런 작업들을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외국으로 보내게? 왜냐하면 국내 시장은 너무 좋으니까?

◆ 황평우> 너무 안 팔리니까. 그래서 지금 제가 걱정하는 건 이게 혹시 이거 전초전이 아닌가. 이걸 굉장히 걱정하는 건데 이거에 대해서는 제 입장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여러 개 있는 경우가 외국으로 나가서 박물관에 그 루브르 박물관이나 아니면 또 이런 미국 박물관 같은 경우 스미스소니언 같은 데서 전시가 된다라면 좋은 방향도 있을 수 있으나 이게 악용이 될까 봐 계속 걱정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럼 어떻게, 간송미술관이 내놓는 건 자기 마음인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세요?

◆ 황평우>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잖아요.

◇ 김현정> 공매?

◆ 황평우> 공적인 매매재단, 이런 골동품이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유인물 같은 경우에는 예산을 세워서 또 예를 들어서 예산이 세우는 게 어렵다라면 요즘 임시로 조정하는 거 있죠? 그런 예산 가지고 하면 되고요.

◇ 김현정> 사들여서 이번에는 경주에 있는 박물관이 이거 가져가시오. 이번에는 어디서 가져가시오 나눠주는 거예요?

◆ 황평우> 거기에 맞게끔. 거기서 전시하고 관리하고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 정도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그 말씀. 알겠습니다. 간송미술관 이야기, 오늘 황평우 소장의 도움 말씀 들어봤어요. 소장님 오늘 고맙습니다.

◆ 황평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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