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전날 진상규명위 측에 "검찰총장은 2019년 6월 25일 과거사위 조사 결과 전반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국민에게 이미 밝혔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내왔다.
이 답변은 지난 1월 17일 진상규명위가 대검찰청에 면담요청서를 보내 윤석열 총장의 사과 등 과거사위 권고 이행을 요구한 데 대해 검찰이 4개월여 만에 내놓은 입장이다.
용산참사로 아버지를 잃은 이충연(47)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참사 당시 무리한 경찰 진압 때문에 6명(철거민 5·경찰 1)이나 무고하게 목숨을 잃었다"며 "그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과거사위 조사로 드러났는데도 아직까지 예전 과오를 본인(검찰)들이 인정 안 하는 것은 상당히 화가 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 있었는데도 검찰이 진압 작전의 최종 결재권자인 서울청장에 대해 서면조사에 그쳤고, 서울청장의 개인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사실 확인조차 요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당시 김석기 서울청장(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과거사위는 18개월 동안 용산 참사를 비롯해 총 17건을 재조사했고, 이 가운데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이나 약촌오거리 사건 등에서 검찰권 남용을 인정, 검찰총장에게 사과를 권고해 이를 이끌어냈다.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은 과거사위 활동이 끝난 이후인 6월 25일 "늦었지만 이제라도 큰 고통을 당하신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 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과거 검찰의 부실수사 및 인권침해 전반에 대해 재차 공식 사과했다.
다만 문 총장은 용산참사 유족 등에게 개별적으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방식과 범위, 절차 등 구체적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가 이후 별도의 사과 없이 임기를 마쳤다. 진상규명위가 지난 1월 17일 윤석열 현 총장에게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며 재차 유족 사과 등 권고 이행을 촉구했던 이유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해 7월 용산참사 피해자 등 과거 경찰 인권침해 당사자들에게 공식 사과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참사 피해자를 비공개로 초청해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상규명위와 유족들은 제대로 진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관련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진압 책임자인 김석기 의원과 검찰총장 사과, 제도 개선 권고 이행, 특별조사 기구 설치를 통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