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사례, 가와사키병과 유사증상"

"발열, 발진, 충혈, 복통…가와사키병에 쓰는 면역글로불린 치료"
사례 정의 부합하는 11세 남아, 지난 1~3월 중 필리핀 방문
방대본 "임상증상은 모두 회복…1명 이미 퇴원, 남은 1명도 퇴원예정"
"병원 PCR 검사에선 모두 '음성' 나와…11세 남아 항체검사"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관련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사례로 보고된 소아 2명이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에 걸린 아동들에게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질환으로, 아직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곽진 환자관리팀장은 27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두 사례는 이미 알려져 있는 가와사키병과 비교해봤을 때, 비교적 그 범위 안에 들어가는 임상 양상을 보였다"며 "발열이나 발진, 충혈, 복통 등으로 시작되는 그런 증상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료과정에서는 가와사키병에서 흔히 쓰는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통해 임상적 증상이 많이 호전된 상태로, 한 명은 퇴원했고 한 명은 퇴원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13개국에서 보고됐으며 드물게는 20대 성인 중에도 발병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기와 유사한 고열 등의 증상과 함께 복수의 신체기관에 중증의 염증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와사키병은 보통 4세 이하 영유아들에게서 일어나는 급성 열성 발진증으로, 다기관염증증후군 일부 환자가 이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앞서 방대본은 지난 25일 다기관염증증후군의 구체적 사례정의를 마련해 감시체계 가동에 들어갔고, 하루 만에 서울에서 의심환자로 11세 남아와 4세 여아가 신고됐다.


방대본은 이들 중 4세 여아는 사례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증상을 보인 이 여아는 코로나19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확인된 데다 다른 확진자와의 접촉력 등 역학적 요인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방대본에 제시한 요건에 부합하는 11세 남아는 해외여행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대본 정은경 본부장은 "11세 남아의 경우, 올해 1월부터 3월 중 필리핀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2명 모두) 병원에서 자체시행한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11세 남아의)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항체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검사가 완료된 후 전문가들의 사례검토를 통해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판정할 예정으로, 다음주 초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남아의 필리핀 체류 이력을 코로나19와의 연관성 측면에서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이 환자는 지난 3월 초 필리핀에서 돌아온 후 6~7주 가량 흐른 시점인 지난달 말 증상이 발현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방대본은 아직 다기관염증증후군의 실제 케이스가 없었던 만큼 사례정의를 폭넓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방대본의 기존 사례정의는 '현재나 최근 코로나19 감염증거가 있거나, 발병 전 4주 이내 코로나19 노출이 있는 경우'를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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