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염세적인 뉘앙스마저 풍기는, 가족에 관한 판타지를 꼬집는 듯한 문장이다. 이 의미심장한 표현을 그대로 제목으로 단 드라마가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낼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다음달 1일 첫 방송을 앞둔 tvN 새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27일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 드라마는 '가족=화목'이라는 강요된 등식에서 애써 벗어나려는 모양새다. '가족 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담겠다'는 포부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권영일 PD는 "가족을 다룬 기존 드라마가 가족의 화목이나 형제간 우애를 강요했다면 우리는 지금 가족들의 모습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려낸다"고 전했다.
이어 "그 모습이 불편할 정도로 현실적이겠으나 그것을 통해 공감하고 반성하고 교감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어느 순간 이미 가족들이 자신과 멀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 김상식 역을 맡은 배우 정진영은 자신의 역할을 두고 "못난 가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사람이 가족을 멀어지게 하는 인물인 것 같다"며 "기존 드라마와 다른 모습들이 나와 기대 되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잘나가는 언니를 둔 둘째 김은희로 분한 배우 한예리 역시 "가족이 많이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경험하면서 촬영하고 있는데, 거기서 행복을 느낀다"며 "요즘은 가족의 개념이 다양한데, 꼭 혈연이 아니더라도 각자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지점이 있으니 재밌게 봐주시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극중 은희는 물론 그 가족과도 미묘한 관계를 이어가는 박찬혁 역의 배우 김지석은 "이 드라마 대본을 볼 때나 촬영할 때 '나는 우리 가족에게 어떤 형제이고 아들이고 구성원일까'라고 계속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이 드라마가 지닌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