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ONEWE)는 마마무 소속사로 널리 알려진 RBW가 처음 내놓은 보이밴드다. 리더 겸 메인보컬 용훈, 기타리스트 강현, 드러머 하린, 키보디스트 겸 보컬 동명, 래퍼 겸 베이시스트 키아 다섯 명으로 구성된 원위는 하나라는 의미의 '원'(ONE)과 'We Shine on you'의 '위'(WE)가 합쳐진 이름이다.
원위는 2018년 9월 형제 그룹인 원어스(ONEUS)와 함께한 싱글 '데뷔하겠습니다'를 내고 정식 데뷔 준비를 했다. 지난해 5월과 8월, 올해 4월 차례로 '1/4', '2/4', '3/4'이라는 이름의 분수 시리즈 싱글을 냈다. 정규앨범의 제목은 '원'(ONE)이다. 1/4에서 시작해 4/4, 즉 하나가 됐다는 의미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RBW 연습실에서 원위를 만났다. '생애 첫 인터뷰'였다는 말이 무색하게, 다섯 명은 진지하게 때로는 기분 좋은 들뜸이 느껴지는 채로 이번 앨범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원위를 탄생시킨 김도훈 RBW 대표는 지난해 1월 스타뉴스 인터뷰에서 남자 아이돌 밴드가 방송에서 데뷔하고 활동을 시작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부분이 있어서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버스킹을 포함해 2년 가까이 꾸준히 공연해 온 것은 '밴드' 원위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하린은 버스킹하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추워서 오들오들 떨 때도, 비 올 때도 했다. 버스킹할 때 멤버들끼리 더 애틋해지는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당시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이 원위의 공연 장비를 차에 같이 실어주기도 했다고. 동명은 "그때가 갑자기 그립다"라고 말했다. 키아는 야외에서 하는 공연이라 전기 끌어오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원위는 롤링 홀 24주년 기념 공연 라인업에 포함돼 W24, 디코이와 함께 최근 롤링 홀에서 공연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팬들과 현장에서 함께할 순 없었다.
용훈은 "그래도 기다리고 계시는 팬분들 위로해드린 것 같아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당장 오프라인 공연을 펼칠 순 없지만, 원위는 더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조금씩 준비하는 게 있다. 커버곡 레퍼토리를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1년 동안 차근차근 싱글을 발매했고, 마침내 첫 정규앨범을 내게 된 소감은 어떨까. 하린은 "원위로서 첫 정규(앨범)이다 보니까 조금 떨리고 설레기도 한다"라며 "정규앨범을 통해 대중분들이 좀 더 저희 노래를 기대하게 만들고 싶다"라고 답했다.
용훈은 "모든 앨범이 애착이 가지만 (이번 앨범이)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이다. 저희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활동도 많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원'을 내기 전 선공개한 싱글 '모르겠다고'는 같은 소속사 마마무 화사가 피처링해 화제를 모았다. 다른 아티스트가 피처링한 첫 번째 곡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지만,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2위에 진입해 원위에게는 더욱더 특별했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이었을까. 다들 마치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생생한 후기를 전했다.
용훈은 "다 숙소에 있다가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다. 처음에는 정확히 어떤 건지 모르고 '이게 말이 되나?' 했는데 자세히 알아보니까 굉장한 거였더라"라고, 하린은 "부모님이 캡처해 주셔서 그제야 저도 실감했다"라고 답했다. 동명은 "저희 부모님이 먼저 문자를 보내주셔서 더 행복했던 것 같다. 빌보드는 모든 가수의 꿈이지 않나. 메인 차트는 아니지만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는 것 자체에 너무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강현은 "정말 꿈꿔왔던 최종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아서 저 자신한테도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모르겠다고'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키아는 "작곡가 입장으로서 뭔가 실감이 안 나고, 이게 진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해서 믿기가 힘들었다. 물론 행복했다. 화사 선배님께도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쓸쓸한 느낌일 것 같은 제목과는 달리 노래 자체는 생각보다 신나는 편이다. 키아는 "밴드 사운드가 가미된 EDM 곡이다. 중간에 트로트 느낌의 중독되는 멜로디도 있어서 신나고, 브릿지 부분에 킬링 파트가 있으니 그 부분을 유의해서 들어주시면 좋겠다"라고 귀띔했다. 부모님께 완곡을 들려드렸더니 아버지가 엄청 좋아하셨다고 전한 동명은 "트롯 느낌이 약간 나는데, 모든 연령층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용훈은 '나의 계절 봄은 끝났다'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거다!' 하고 생각했고, 녹음이 끝나자마자 숙소에 올라가 멤버들에게 일부분을 불러줬다. 용훈은 "트로트 느낌이 나는 건 맞지만, 최종 편곡 버전을 멤버들 모두 대만족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현은 "무반주로 (용훈) 형 목소리로만 들었을 때는 아예 트로트 같았는데, 반주 위에 노래를 입히니 '아, 되게 멋있다!'고 느꼈다. 멜로디가 중독성 있는데 반주는 약간 팝스러운 점이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귀걸이가 나를 때리게', '야행성', '필링 굿'(Feeling Good), '모르겠다고', '이프'(IF) 등 다양한 곡에 참여해 온 키아는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크레디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키아는 "벌스 부분은 조금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멜로디랑 가사를 쉽게 쓰려고 했다. 브릿지 훅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 (아이디어가) 잘 안 나왔는데, 용훈이 형이 아이디어를 하나 던져주고 가서 큰 도움이 됐다"라고 밝혔다.
이때 용훈이 전한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고민하던 때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계란이 왔어요~'라고 하는 계란 장수들의 외침이었다. 이 부분은 '계란이 왔어요 계절이 바뀌어요 끝자락 끝에 너와 함께 봄이 갔어요'라는 가사로 표현됐다.
타이틀곡 '나의 계절 봄은 끝났다'는 이번 앨범 마지막 트랙에 록 버전으로도 실렸다. 록 버전 편곡은 강현이 맡았다. 강현은 "오리지널 버전은 EDM이다 보니 밴드 느낌이 덜 가미돼 있다. 저희가 콘서트를 하게 될 날도 있으니, 좀 더 밴드적인 요소를 넣어보자 해서 하게 됐다. 제가 록을 좋아해서 그런 요소를 넣어봤는데 괜찮게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원'에는 '1/4', '2/4', '3/4'을 통해 발표한 곡을 포함해 '미쳤다 미쳤어', '나의 계절 봄은 끝났다', '이프' 신곡 3곡까지 총 12곡이 담겼다. 키아는 '미쳤다 미쳤어'라는 곡은 원어스 형들 데뷔 앨범에 제가 선물로 줬던 곡인데 저희 앨범에도 싣고 싶어서 힙합에서 완전히 밴드 음악으로 바꾼 팬송이다. 저희 위브(WEVE, 원위 팬덤명) 여러분이 듣고 힘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용훈은 "'이프'는 제가 쓴 곡인데 록 발라드 느낌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연애할 때 상대를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거짓말할 때가 있지 않나. 그 거짓말을 나중에 알게 됐을 때 아프다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피아노밖에 없는 곡이었는데 멤버들과 같이하다 보니 록 발라드로 완성된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원위는 '원' 발매일인 26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활동 기간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음악방송을 통해 '원위'라는 존재를 알리는 데 힘쓸 예정이다. 용훈은 "저희 퍼포먼스가 엄청 화려하고 세다. 그런 부분을 팬분들, 대중분들이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