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전산조작 의혹을 제기한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수사 의뢰한 투표용지 유출 사건과 관련해 21일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압수당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는 검찰 조사를 받는 민 의원이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부당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지지자들에게 문자를 남기라고 한 이례적인 상황으로, 문자발송 등이 반복되면 지속적인 문자 팝업 때문에 휴대폰 배터리가 빠르게 소진돼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민 의원은 "검찰이 투표용지 입수 경위와 제보자 신분 등을 캐물었다.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고자 신원을 얘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조사가 끝난 뒤 민 의원의 휴대폰을 찾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고 민 의원과 변호인의 몸을 수색한 뒤 차량에서 휴대폰과 태플릿PC를 압수했다.
이후 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휴대폰에 문자를 보내달라는 글을 올리며 "검찰이 휴대폰을 빼앗아가 제보자들의 신분이 노출돼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저에게 제보를 주신 분들은 일단 각별히 조심해 달라. 검찰이 공익제보자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썼다.
특히 민의원 휴대폰 압수 사실은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져 있던 상황이라 문자폭탄을 보냈다면 이는 어느정도 의도적인 수사방해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 의원 지지자로 보이는 조모씨는 "민 의원님 불법 압수되신 폰으로 문자 어제 오늘 40개쯤 날렸다. 나중에 너무 놀라지 말라"면서 "아까 어떤분이 잠깐 켜져 있다가 꺼졌다고 한다. 어제 전화하니 꺼져있더라. 새벽에도 전화·문자해야 하나? 다른 분들도 문자·전화 해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조모씨의 댓글은 민 의원이 휴대폰을 압수당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40개정도의 문자를 보냈고, 타인에게 전화·문자 요청까지 하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일부 극우성향 지지자들도 "문자폭탄 투하한다", "생각나는대로 30통 전송완료" 등의 댓글을 줄이어 달며 의도적으로 문자 발송을 하고 있고, 또다른 민 의원 지지자들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민 의원의 휴대폰 전원이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 실시간으로 '자발적 보고'를 하기도 했다.
이외에 "우라* 검사**가 휴대폰 꺼놨네요"(송**), "방금 'Follow the Party'라고 문자 보냈다"(박**), 저도 (문자)하고 있다"(최**), "저도 보냈다"(김**), "문자격려 보냈다. follow the party 범인 사형 구형해달라고"(이**) 등의 반응도 나왔다.
법조계에선 수사방해를 목적으로 민 의원이 문자 전송을 요청했고 지지자들이 문자 등을 보냈다면 이는 각각 '공무집행방해 교사죄', '공무집행방해죄'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 업무를 못하게 하는 것도 위법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수사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문자폭탄과 전화방해를 하면 공무집행 방해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민 의원이 의도적으로 검찰에 압수당한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문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해 수사에 차질이 생겼다면 '공무집행방해 교사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