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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릴레이 인터뷰①]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이수진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②] 더불어민주당(시민당 출신) 비례대표 전용기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③]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황운하 당선인 (계속) |
황 당선인은 당에 쓴 소리도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도 나타냈다. 그는 "초선이라고 해서 나 스스로를 그곳에 가둬둘 생각은 전혀 없다. 필요한 말과 행동은 언제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정당 꼼수' 논란에 대해서도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며 두 거대 양당을 비판했다.
황 당선인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지만 "해야 할 일을 정상적으로 한 것뿐 단 한 점도 부끄러울 게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다음은 황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정치 입문 계기와 포부는?
=내 소신을 강하게 주장하다보니 주변에서 공무원보단 정치인 체질이 맞는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2016년 총선에선 민주당과 안철수 대표가 있던 당(국민의당)으로부터 입당 제의를 받기도 했다. 당시에는 거절했지만, 이번엔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도 참여하지 않으면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정치인이었다', '멋진 정치인이었다', '품위 있는 정치인이었다'라는 평가를 받는 게 목표고 포부다.
-21대 국회에 입성해서 어떤 일을 할 건가?
=크게 정치개혁과 검찰개혁 두 가지다. 생계형 정치인이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다.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정치를 할 것이다. 나는 20년간 검찰과 싸워왔다. 검찰개혁 이슈는 국민적 관심사이자 시대적 과제다. 검찰권 남용 때문에 피해를 입는 국민이 없도록 하는 게 검찰개혁의 목표고 국민들이 검찰개혁을 원하는 이유다. 내가 경찰이라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게 아니다.
-지난 1월 검·경수사권조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찰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건가?
=검찰의 권력이 실질적으로 분산되지 않았다. 굉장히 미흡한 법안이었다. 기소 기관인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게 문제다. 검찰에게 수사권을 주지 않으면 과잉수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필요 수사는 여러 기관에 분산하면 된다. 권력형 부패비리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폭이나 마약은 경찰이 잘 하니 맡기면 된다. 기업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이 쪼개서 맡으면 된다. 어느 기관도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특정 단체를 쥐어흔들 수 없게 하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을 제외하고 평소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 그분은 새 시대의 첫차를 타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차를 탄 것 같다. 기득권의 특권을 깨부수고 소수자, 약자들도 살만한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려는 정치철학을 가졌다. 나의 정치철학과도 같다.
-노 전 대통령 직접 만난 적도 있나?
=기억을 해보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경찰 시절에도 김해 봉하마을에 여러 번 갔고,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몇 차례 갔다. 가서 삶의 자세를 추스르고 정신을 다잡곤 했다.
-'위성정당 꼼수'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정치공학적인 꼼수, 계산, 술수를 아주 싫어한다. 선거법 개정 취지가 비례위성정당 때문에 희화화됐다. 미래통합당에서 먼저 위성정당을 창당했고, 민주당이 의석수 균형을 위해 어쩔 수없이 따라간 면도 있다. 그러나 어찌됐든 두 정당이 맹비난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려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본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심정이 어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다. 그런데 지금 보면 5·18이 내란음모는 아니지 않냐. 울산시장 사건도 검찰이 '청와대 하명 의혹'을 씌워 재판에 넘기니 사람들이 '뭔가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거다. 김 전 대통령이 옥살이를 했을 때와 지금 상황은 다르지만, 국가 폭력이라는 본질은 같다. 청와대 하명수사는 없었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정상적으로 한 것뿐이다. 단 한 점도 부끄러울 게 없다. 울산경찰청에서 수사를 맡았을 때 이 사건이 청와대에서 경찰청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을 아예 몰랐다. 알았다고 해서 문제될 것도 없지만 정말 몰랐다.
-당시 울산시장이었던 김기현 당선인도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앞으로 어떻게 지낼 생각인가?
=김기현 전 시장은 울산시장 사건에서 피해자 행세로 정치적 이익을 크게 누렸다. 그래서 더 이상 울산사건으로 떠들 일은 없을 거다. 더 이상 얻을 정치적 이익이 없다.
-두 당선인이 마주칠 일도 없는 건가?
=전혀 (얘기할) 필요 없다. 둘 다 어쨌든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21대 국회에서는 어떤 캐릭터의 정치인이 되고 싶나?
=구태의연한 정치문화가 펼쳐진다면 상대가 다선 의원이든 당 지도부든, 내가 초선이라 말을 못하거나 무조건 따를 일은 없을 거다. 초선이 지켜야할 기본 예의는 지키겠지만 초선이라고 해서 나 스스로를 그곳에 가둬둘 생각은 전혀 없다. 필요한 말과 행동은 언제든지 할 것이다. 국회의 품위를 높이고 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