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이들을 잡기 위한 연구모임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기존 계파 정치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정치 모임이라 신선하다"는 평가와 "결국엔 세력화"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권 도전자들도 뛰어든 연구모임…정치색 뺀 '시읽는모임'도 재등장
연구모임은 단순한 사적모임과 달리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연구 계획서와 보고서 등을 주기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등록 규정도 까다롭다. 2개 이상의 교섭단체(무소속도 가능) 소속 의원들이 포함돼야 하고, 한 의원은 3개를 초과한 연구단체에 가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모임의 좌장을 맡은 의원은 10명 이상의 정회원 포섭에 전력을 다 하고 있다. 초선들도 이곳저곳에서 제안을 받는 통에 어디를 택해야 할지 난감해하기도 한다. 참여하고 싶지 않아도 자신의 전문성과 모임의 성격이 일치할 경우 초대를 거절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생기기도 한다.
한 초선의원은 "연구모임에 예산 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무제한으로 만들어버리면 안 되니까 1인당 3개밖에 가입이 안 된다"라며 "내가 빠지면 괜히 (좌장과 사이가 나쁘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참여하는 모임도 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정치권에 복귀한 의원들도 연구단체를 통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친노 진영의 잠재적 대권 주자 중 한명인 이광재 당선인은 '우후죽순'이라는 명칭의 연구 모임을, 'DJ 키즈' 김민석 당선인은 '장벽 없는 포용국가'를 만들어 장애인과 노인 어젠다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재선의원들도 초선의원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공부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함께 '새로운 사회 의원 경제연구모임'을 결성했다. 조승래 의원은 '문화콘텐츠포럼'을 통해 게임과 웹툰 등 청년들에게 익숙한 문화콘텐츠 진흥 정책과 인식 제고에 나선다. 박주민 의원도 '일하고 소통하는 국회 만들기'라는 초선 모임의 멘토를 맡았다. 이 모임은 공식 연구단체로 등록되진 않았지만 향후 등록 가능성이 있다.
앞서 당내 86그룹이 주축이 된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신입회원을 초청해 티타임을 가진 바 있다.
한편, '시읽는모임'처럼 정치색을 뺀 포럼도 재정비 중이다. 의원들 각자 마음에 드는 시를 필사해 국회 사랑재에 모여 낭송하는 등 한결 가벼운 성격의 모임이다.
유명 시인이기도 한 도종환 의원을 좌장으로, 이재정 의원·고민정 당선인이 간사를 맡기로 했다. 이밖에도 김상희·설훈·이학영·윤관석·진선미 의원 등이 참여한다.
이 모임에 소속된 한 의원은 "야당 의원들에게도 문자를 돌려 참여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