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야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종종 나왔지만 여권 주요 인사 가운데 이 이슈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간담회 중 21대 국회 통합 방안을 말하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된다"며 "나는 지금 타이밍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발언이 전직 대통령 사면을 의미하는 것인지 기자가 묻자 권한이 현직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전제로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걸 꼭 하라는 건 아니다"라며 "그분(문재인 대통령) 성격을 미뤄 짐작할 때 민정수석 때의 태도를 보면 아마 못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신이 의장을 맡았던 하반기에 개헌을 이루지 못한 점은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 처리를 떠올리며 "내가 똥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는 숙명이었다. 제일 슬프고 가슴 쓰렸다"라고 토로했다.
또 "아들 출세를 위해 지위를 이용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린 심정을 느꼈다"며 아들 문석균씨 공천을 위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반박했다.
다만 "그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 "별의별 사람들이 와서 뭘 하자고 합디다. 자신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함께 퇴임하는 유인태 사무총장은 문 의장 옆에서 마이크를 넘겨받아 "20대 하반기 국회의장이 제일 개털 국회의장"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좌중 웃음이 터졌다.
유 총장은 문 의장 취임 직후 국회가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특수활동비를 대폭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그 전 의장들은 인심도 많이 쓰고 했는데 돈이 없는 게 협치가 안 된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익살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