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달 요구한 행·재정적 지원에 대해 교육부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했고, 대학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학생 모임인 코로나대학생119측은 오는 29일까지 교육부에 1만 개의 온라인·전화 민원 등을 넣기로 했다.
대학 등록금·입학금 환불에 대한 교육부의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운영자 유룻씨는 "코로나로 인해 대학에선 온라인강의로 개강을 시작했고, 종강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다"면서도 "온라인 강의 진행으로 대학생들은 제대로 된 수업을 듣지 못했고, 달라진 교육환경으로 인해 추가 부담을 져야 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대학도, 교육부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씨는 또 "이제껏 '재량'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요구에 책임성 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고 회피하고 있는 대학을 교육부의 적극적인 조치로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는 지난 18일 SNS에 "2020년 침해받은 우리의 권리, 우리 손으로 되찾읍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피해 상황에 대한 법적 소송을 제기하고, 대학의 꼼수를 허용하는 법 조항들을 바로잡는 것은 헌법상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지난 7일 전국국공립대학생연합회(국공련) 소속인 충남대는 교육부의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배재대 총학생회는 교육권 보장과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교내 곳곳에 붙였다. 한남대와 대전대 총학도 장학금 반환 여론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등록금 반환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21일 대교협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대교협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상 교육과정 운영 관련 대학의 다짐과 건의 말씀'을 통해 교육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대학 관련 예산 사용에 대한 자율성 보장과 국가장학금Ⅱ 유형 예산을 늘려 학생과 대학의 부담을 덜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대교협 측은 교육부의 회신을 받았냐는 질문에 대해 "건의사항을 발표한 뒤 표면적으로 진행된 건 없는 상태"라며 "교육부에 요청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혁신지원비 산하 목적으로 배정된 예산을 장학금 용도로 쓰게 해달라는 게 대교협 요구인데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추가적인 재정 지원 요구 역시 예산 추경이 필요한 부분이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등록금 반환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교육부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대학에 하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법에는 대학 총장이 등록금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대학마다 등록금이 다른데 그걸 반환하라고 대학에 명하라는 건 법적으로 교육부 권한이 아니"라며 "학생들의 요구 사항은 재정 지원을 해달라는 건데 노력하곤 있지만 없던 재원을 만들어야 하는 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교협과 교육부가 등록금 반환에 대한 책임을 서로 미루는 사이 각 대학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의 등록금 지침을 보면 대학 자율에 맡기지만 최근 3년간 물가상승률 1.5% 안에서 올릴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도 "단, 인상하면 일반재정지원 사업에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등록금을 올리지 말라는 뜻인데 대학은 코로나19로 인해 방역과 온라인 수업 구축 등에 재정이 훨씬 많이 든 상황"이라며 "교육부에서 자신들의 권한이 아니라며 아무런 지침도 내려주지 않는다면 대학은 돌파구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