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과거사법·N번방 방지법 통과

임기 종료 9일 남겨두고 133건 통과
과거사법·N번방 방지법·고용보험개정안 등 본회의 문턱 넘어
형제복지원 피해자 "고맙다…21대는 협치가 이뤄지길"
與 "과거사법 통과는 끝이 아닌 시작" 野 "김무성 중재 빛나"

20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석171, 찬성162, 반대1, 기권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여야는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 등 133건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임기 9일을 남겨두고 여야 신임 원내대표들이 부랴부랴 협의한 법안들 처리에 나선 것이다.

이날 통과된 과거사법은 19대 국회에서부터 발의됐던 것으로, 일제강점기부터 권위주의 통치 시기까지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면서 정부가 의무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배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최승우씨 등은 본회의장 앞에서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등에게 큰절을 하며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금까지 여야가 대립하는 모습이 부각됐는데 20대 마지막 국회에서 과거사법이 통과되며 협력과 상생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시작으로 21대는 더욱 협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홍 의원은 "과거사법 통과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의 역사를 바로잡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랜 역사를 복원해 진실을 밝히는 게 법 하나로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생각하고 미비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통합당 행안위 간사 이채익 의원은 "김무성 의원의 중재도 빛났고 여당 지도부도 끝까지 협조해 줘서 잘 됐다. 신속하게 조사해서 구체적 일이 마무리 수순을 밟도록, 국회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국정감사에서도 계속 챙기겠다"고도 했다.

앞서 통합당 김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입구 지붕에서 농성하던 최씨와 지난 7일 '창문 면담'을 하며 중재에 나선 바 있다. 14일에도 최씨를 비롯한 형제복지원 사건 관계자들과 점심을 함께 한 뒤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주 원내대표를 찾아가며 해결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섰다.

다만 이날 통과된 과거사법에 대해 민주당 일각에선 배·보상 관련 조항을 뺀 데 대해 "왜 뺐는지 충분히 이해하지만 후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당은 지나친 예산 소요 등을 이유로 반대해왔다가 민주당이 20대 국회 임기 내 처리를 위해 배·보상 조항을 삭제하자는 통합당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처리됐다.

또 인터넷 사업자에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할 의무를 지우는 이른바 'n번방 방지법'도 통과됐다. 다만 범죄수익몰수법은 결국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해 이날 본회의 안건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 밖에도 공인인증서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과 감염병 위기 경보 시 단기 체류 외국인의 숙박신고를 의무화한 코로나19 대응 법안, 예술인들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한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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