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속 등교…'가림막' 설치에 조용한 급식실 풍경

고3 등교시작…일선 학교들 코로나 막기 위해 대책 마련
웃고 떠드는 소리로 가득했던 급식실은 조용한 장소로 변해

현관에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체온측정을 기다리고 있는 송호고등학교 학생들(사진=이준석 기자)
20일 고3을 등교가 시작됐다. 자율적 방역 조치가 내려진 경기도 내 학교들은 저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에 분주했다.

특히 급식 등으로 인한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더욱더 각별히 신경을 기울였다.

◇ 정문에서 발열 체크…37도 나오자 관찰실로 이동

20일 오전 8시 경기 안산시 송호고등학교 정문.

'기침은 손이 아닌 옷 소매에 하는 거다', '다른 사람과 2m 거리두기'라고 적힌 팻말을 손에 든 교사들은 정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한 여학생은 "집에 있으면서 몸은 편했지만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면서도 "등교가 기쁘긴 하지만 오랜만의 수업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문을 지난 학생들은 교실로 들어가기 전 현관 바닥에 1m 간격으로 설치된 테이프에 맞춰 서서 체온 측정을 기다렸다.

학교 측은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은 1대와 자체 예산으로 구입한 카메라 2대 등 3대의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학생들의 체온을 확인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차례로 체온 측정이 이뤄지던 중 체온계에 한 학생의 체온이 37도가 찍혔다. 이 학생은 곧바로 관찰실로 이동했다.

이후 2차례에 걸쳐 진행된 고막 측정에서는 정상 체온인 36.5도가 나와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현정 학부모운영위원장은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하는지 걱정이 돼 나와봤는데, 별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아이들이나 교사분들이 조금 더 노력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교선 교장 또한 "올해 3월 학교에 부임해 오늘 처음 학생들을 만났다"며 "집단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과 소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삼일공업고등학교 급식실. (사진=이준석 기자)
◇ 칸막이에 떠들지 않기…달라진 급식실 풍경

이날 낮 12시 수원의 삼일공업고등학교의 급식실. 학생들은 급식실 입구 벽면에 설치된 줄을 따라 일정한 간격을 유치한 채 배식을 기다렸다.

평소 웃고 떠드는 소리로 떠들썩한 급식실은 조용했다. 좌석 중간중간 'X' 표시를 해 학생들이 띄엄띄엄 앉도록 유도했고, 식탁 위에는 가림막이 설치됐다.

차례로 배식을 받은 학생들은 'X' 표시가 없는 좌석에 앉아 조용히 '혼밥'을 했다.

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급식판을 반납한 뒤 손소독제를 들고 있는 교사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손에 1~2번씩 소독제를 뿌렸다.

당초 교육부는 순차적 등교에 앞서 학교 급식을 대체식을 허용한다는 지침을 발표했지만, 이 학교는 급식실을 그대로 운영하되 이같은 방역 대책을 마련했다.

한 남학생은 "혼자 밥을 먹는 기분이 들어 외롭기는 하지만 조용히 식사하는 것도 해보니 나쁘지 않다"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수 교장은 "오랜만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수업을 받을 수 있게 교직원 전원이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1, 2학년도 등교하면 급식실에 학생이 최대한 몰리지 않게 학년별 배식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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