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은 이날 오후 12시 제1440회 수요집회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근처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예정대로 진행했다.
정의연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수요집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는 정의연을 둘러싼 뜨거운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지지자와 취재진을 포함해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집회에 참석한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2020년 진행된 상황을 바라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전 세계 시민들과 피해자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고, 문제해결을 소망하시다 돌아가신 분들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지 못해 슬픔과 아픔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의연은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외부회계감사를 공식으로 요청했고, 이후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확인과 검증이 필요한 억측이나 허위사실에 기반한 보도와 예단을 삼가달라"고 강조했다.
윤미향 당선인과 정대협 공동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던 정의연 한국염 위원장은 대표로 입장문을 낭독하며 "오늘의 정대협 운동은 긴 시간 여러 지역에서 피해자와 활동가, 연구자가 함께 켜켜이 쌓아온 것"이라며 "피해자의 인권과 30년 정대협의 활동을 부디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윤미향 전 이사장과 관련된 각종 논란에 대해 "윤미향 전 이사장은 정대협 설립 시에 간사로 시작해 사무총장, 대표직까지 오직 정대협 운동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라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어찌 윤미향 개인에게 국한된 것이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것은 정대협 30년 역사와 정대협과 연대한 아시아 및 세계의 여성인권, 평화운동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위원장은 "정대협의 운동이 전 세계 여성인권 운동의 모델이 되고 있는 이유는 할머니들이 '수동적인 피해자'로 머물지 않고 '활발한 인권운동가'로 나서기 때문"이라며 "정대협의 재정이 피해자 생활 지원에 전부 쓰이지 않았다는 비판은 오히려 할머니들을 서운하게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수요집회 현장 주변에서는 정의연과 윤미향 전 이사장을 비판하는 반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