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강남구는 19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소속 29세 간호사 A씨 등 4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6일 미열·인후통 증상을 앓고 다음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후 38도의 고열과 기침 증세를 앓아 병원에서 자체 검사를 받았고 전날 오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14일 수술에 참여했고 그 다음날에는 수술실 입구에서 환자를 분류하는 등의 업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함께 확진된 40세 2번 확진 간호사는 전날 오후부터 근육통 증세를 앓아 조기퇴근을 했다가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24세 3번 확진 간호사는 목이 칼칼한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고 30세인 4번 확진 간호사는 확진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어 무증상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아직 접촉자 277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중이어서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에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전체 메르스 환자(186명)의 절반에 달하는 85명의 감염 환자가 나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슈퍼전파자' 14번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들 사이로 감염이 삽시간에 퍼졌다.
이로 인해 병원 내 주요 병동이 한동안 폐쇄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메르스 사태 직후 삼성서울병원은 1천억원을 투자해 응급진료시스템의 질을 높이고 환자 안전을 위한 인프라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특히 발열호흡기 진료소에 11개의 음압격리실을 설치해 일반환자와 감염환자의 동선을 분리했고 응급실 입구에 예진실을 둬 발열 및 호흡기 감염환자를 사전에 격리하도록 했다.응급실의 11개 음압격리실과 별도로 감염병 환자의 입원 치료를 위한 음압격리병동도 설치했다. 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등록된 방문객만 병실 출입이 가능하도록 모든 병동 입구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고 하루 면회객을 환자당 2인 이하로 제한하기도 했다.
병원 측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에는 하루 두차례 전 직원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고 의료진들로 하여금 마스크 착용도 당부했다.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코로나19 국면에서 병원은 감염을 막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며 "감염 원인을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갑자기 나와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병원 측은 확진된 간호사 4명 외에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대규모 확산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확진된 4명은 같은 구역 내에서 근무했다. 이에 따라 이들과 접촉한 검사 대상자 277명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황이 통제 가능하다는 게 병원 측 판단이다. 이른바 'n차감염'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거란 주장이다.
다만 병원 측은 아직까지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를 시행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있다. 이날 저녁까지 확진자 증가 여부 등을 검토한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확진 간호사와 수술에 함께 들어갔거나 접촉한 의료인 262명, 환자 15명 등 접촉자 277명 중 265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상태다. 시는 102명에 대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12명은 이날 검사를 실시한다.
일단 병원은 3일간 본관 3층 수술실 25개를 폐쇄하고 같은 기간 신규 입원 환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