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영업자 대출, 한달째 여전히 '대기중'

스위스는 신청 30분만에 입금…18조원 일주일만에 지원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코로나 긴급대출'이 2차에 걸쳐 시행중이지만 두달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현장에 대출금이 지원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업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지난달 시중은행에 대출을 신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거의 끊겼지만 상가 임차료, 인건비, 재료비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은 코로나 이전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어렵게 대출을 신청했으나 한달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출금은 나오지 않고 있다. A씨는 "대출을 신청했던 은행에 문의하니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심사 단계에 들어가 있다'면서 '아직 (신보쪽에서) 연락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정부든 지자체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긴급자금 대출을 많이 하는데 대출신청해도 두달이 다돼도록 돈은 안나오고 확답도 없다"며 "이게 무슨 긴급자금이냐"고 말했다.

A씨는 "소상공인들이 보증을 받기 위해 신보쪽으로 몰리다 보니 정부가 은행을 통해서도 신보에 필요한 서류를 접수하도록 했지만 결국 일처리는 신보에서 하니 병목현상은 여전하다"며 "두달동안 쌓이는 적자가 장난이 아니어서 죽을 맛"이라고 밝혔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하는 또다른 자영업자 B씨는 한달이 다가도록 신청한 대출금이 나오지 않은 것은 물론 상담 중간에 대출금리가 1% 가까이 오르는 경험도 했다.

B씨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긴급자금이 필요해 지난달 시중은행에 대출상담을 했다. 지역신보재단의 보증을 받으면 금리 1.5%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은행직원은 설명했다. 신보 보증에 필요한 서류를 은행을 통해 모두 제출한 뒤 보증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지난달말에는 지역신보로부터 '대출이 가능하다'며 '서명이 필요하니 방문해 달라'는 연락까지 왔다.

잰걸음으로 신보재단을 찾아가 서명을 하려했지만 대출금리가 2.6%로 갑자리 올라 있었다. B씨는 "정부 지원금이 동이 나서 2.6%짜리 대출상품 밖에 없다는게 신보쪽 설명이었다"며 "대출신청을 할 때는 1.5%였는데 갑자기 아무 설명도 없이 1% 이상 오르니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금지원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 신속하게 자금이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모범사례로 스위스의 '코로나대출'을 들었다. 온라인을 통해 대출신청을 하면 30분만에 통장으로 대출금이 입금된다는 것.

조 소장은 "스위스는 18조원의 지원금을 일주일만에 중소기업 등에 지원했다"며 "신속하게 자금이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위스가 막대한 자금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대출과 보증에 필요한 모든 자료가 전산화돼있어 종이서류를 받지 않고도 은행과 보증기관이 업체를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지원 규모도 미국은 GDP 대비 지원금 비율이 6.7%, 일본은 6.6%, 프랑스는 12%가 넘는다"며 "한국은 2.3%에 그치고 있어 지금보다 2~3배 더 공급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