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헤비급, 오브레임은 다독였고, 해리스는 글썽였다

승리 후 해리스(오른쪽)를 위로하는 오브레임(왼쪽) (사진=SPOTV NOW 제공)

승패를 떠나 두 거구 헤비급 파이터의 '인간미'가 느껴지는 경기였다.

알리스타 오브레임(40·네덜란드)은 지난 17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 176 헤비급 메인 경기에서 월트 해리스(37·미국)에 승리했다.

오브레임은 2라운드 3분 30초를 남기고 해리스의 머리에 하이킥을 적중시켰고 그대로 파운딩을 이으며 2라운드 3분 TKO승을 거뒀다.

레프리가 경기를 멈추자 오브레임은 환호하지 않고 곧바로 해리스 옆으로 갔다. 오브레임은 엎드려 있는 해리스의 등을 두드리며 해리스를 다독였다. 승패를 떠나 최근 해리스에게 있었던 좋지 않은 일을 위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승리 선언 뒤에도 두 선수는 껴안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경기 종료 후 서로를 격려하는 오브레임과 해리스 (사진=SPOTV NOW 제공)

예정대로라면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해리스의 양녀인 아니야 브랜챠드(19)가 실종 후 살해된 채 발견되며 경기가 연기됐다.

이후 실의에 빠져 있던 해리스는 마음을 다잡고 훈련을 재개했고 이날 경기에 출전했다. 해리스는 경기장에 입장할 때에도 자신의 딸을 추모하는 티셔츠를 들어 보이며 애정을 보였다. 옥타곤 링에 오르기 전에는 애써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해리스는 딸의 실종 후 같이 격려하고 힘써준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팀 동료들을 언급할 때에는 눈물을 보이며 울먹였다.

헤비급 랭킹 8위 오브레임은 이날 승리로 종합격투기전적 46승 18패 1무효를, 랭킹 9위 해리스는 13승 8패 1무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