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대동정신 문화행사로 승화…광주 금남로 추모 열기 절정

코로나19도 추모 열기 막을 수 없어
시민들 안전하게 체험형 행사 즐겨
대동정신 상징 주먹밥 나눔도 '눈길'

16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오월, 그날, 후'(WHO)를 주제로 오월시민행진을 개최했다. (사진=김한영 기자)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일이 다가오면서 광주 금남로의 추모 열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16일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 등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는 춤과 음악, 예술 등이 곁들여진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됐다. 비록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행사가 취소되고 축소됐지만, 추모행사부터 국가폭력에 저항한 대동정신을 승화시킨 문화행사가 진행되면서 5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18 당시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숨진 열사 40명을 본떠 만든 대형 인형과 함께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오월, 그날, 후'(WHO)를 주제로 진행된 오월 시민행진은 40년 뒤 현재의 사람들이 인형에 담은 오월영령과 함께 주요 항쟁 현장을 거닐며 그날을 기억하고, 민주·인권·평화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광주YMCA와 해밀학교, 오월어머니회가 함께 인형 제작에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오월어머니들의 손을 꼭 잡고 옛 전남도청부터 장동로터리, 전남여고 등 2㎞를 행진했다.

16일 아이들이 5·18왜곡·폄훼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붙인 표지석에 신발을 날려 맞추는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김한영 기자)

이밖에도 옛 전남도청 맞은편 상무관 앞에서는 대한 진상규명을 방해하거나 폄훼, 왜곡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풍자해 그림으로 내걸고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진행됐다. 시민들이 5·18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붙인 표지석을 자신의 신발을 날려 맞추는 게임도 있었다. 또 전두환씨를 풍자한 골프 게임도 준비돼 많은 시민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많은 시민들이 금남로에 나왔지만 마스크를 쓰거나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며 안전하게 체험 행사를 즐겼다. 광주 청소년들도 5월 정신을 이어가겠다면서 '거리두고 춤추기' 행사를 선보여 시민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50여명의 청소년들은 이날 코로나 19로 인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16일 청소년들이 5·18민주광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김한영 기자)

1980년 5월 나눔의 정신도 재현됐다. 5·18 민주광장 한복판에서는 주먹밥 무료 나눔 행사가 시민들이 맞이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한 관계자는 "40주년을 맞아 준비했던 많은 행사를 선보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코로나19 우려가 있어 시민들이 가급적 안전하게 행사를 즐기는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