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 임미리 대표는 15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강남역 2번 출구 인근 고공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태도는 김용희를 땅에 내려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거듭된 절망 속에 김용희의 피를 말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삼성 측이 협상 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이날 예정된 합의문 작성마저 일방적으로 미뤘다며 2주간의 물밑 협상 진행 상황을 밝혔다.
협상은 지난달 29일 김씨가 삼성 측에 '사과·복직·보상'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양측은 사과와 복직에 대해선 합의했지만 보상액과 관련해 의견 차이를 보여 이달 4일이나 6일 협상을 재개하기로 약속했다.
임 대표는 14일 김씨가 삼성의 변형안을 받아들여 합의가 이뤄졌고, 당초 이날 오후 4시에 만나 합의문을 작성하기로 했으나 삼성 측이 오전에 "일주일 뒤로 미루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이재용의 대국민 사과는 사기"라며 "삼성은 여전히 반노동자적이며 노조에 적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용희는 최소 5차례 땅을 밟을 수 있다는 희망이 무산됐다"며 "삼성은 김용희의 목숨을 두고 장난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삼성 내 노사 갈등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