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배터리 탑재한 'G80' 등장할까

재계 1~2위, 이재용-정의선 '콜라보 가능성' 쏠리는 눈
'2차 전지' 전기차 명분, 현대차-삼성SDI 협업 촉발 가능성

이재용-정의선 회동(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13일 전격 회동 직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은 두 회사의 '콜라보' 가능성과 성사될 경우 발휘될 여파에 집중된다.

정 부회장이 삼성 측으로부터 '전(全)고체(All Solid State) 배터리' 기술 관련 설명을 들었다는 점에서 일단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차기 주력 상품인 전기차와 2차 전지가 결합된 시너지로 관심이 구체화된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삼성을 선택한 것에 주목한다.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회사 사이에서 갑을 관계는 자동차가 우위에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그간 주로 현대차는 LG화학,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을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선택해 왔다는 점에서 삼성SDI가 현대차에 탑재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명분은 아직 '먼 미래'의 얘기인 전고체 배터리 탑재 자동차를 위한 협업에 잡혀 있지만, 지난 만남을 계기로 두 회사 간 협력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현대차는 신중한 모습이다. 관계자는 1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고체 배터리 자동차의 상용화 시점은 2030년 정도로 예상된다"며 두 회사가 단 시간 내 협업의 결과물을 낼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두 사람이 직접 만났다면 더 구체적인 얘기가 오갔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현대차의 첫 '전용 플랫폼' 전기차인 'NE(개발 코드명)'에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될 수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두 회사 간 플랫폼의 기술 표준 등을 조율할 필요가 있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g80(사진=자료사진)
하지만 NE의 경우 1차적으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공급되는 것으로 입찰이 끝난 상태다. 이에 대해선 "2~4차까지 이어일 추가 발주에서 공급자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또 NE가 아니더라도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네시스 신형 모델의 전기차를 만들면서 삼성 제품이 채택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LG, 기아차-SK, 제네시스-삼성 등의 3각 구도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삼성SDI가 현대차를 새 고객으로 확보한다면 배터리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의 추격을 받는 삼성SDI가 현대기아차 배터리 중 일부를 수주하게 된다면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를 56만대로 잡고 있다. 배터리 업종의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삼성SDI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인 셈이다.

장기적으론 글로벌 완성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쥐기 위해 국내 업체 간 협업과 경쟁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자체적으로 배터리 기술을 갖지 못한 현대‧기아차의 상황과 맞물려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5월 미국의 배터리 생산 업체인 맥스웰을 인수해 기존 공급자인 파나소닉을 긴장시켰다. 도요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고체 배터리 특허(233개)를 보유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현대차가 자체적인 배터리 기술을 시도하기엔 시점이 이미 늦은 상황에서 협업이 불가피하다"며 "움직이는 전자제품이 될 자동차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삼성과 현대의 콜라보는 매우 의미있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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