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한국형 뉴딜'의 구심점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그린뉴딜'이 본격적으로 언급되자 막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장관들 사이에서는 즉석에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고 문 대통령은 이를 유심히 들었다.
한바탕 토론이 끝나갈 무렵 문 대통령은 4개 부처 장관들에게 수일내로 구체적인 보고서를 만들어 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린뉴딜에 포함될 수 있는 사업들을 보다 구체화해보라는 것이다.
아직은 저탄소·친환경 발전이라는 것 외에 그린뉴딜의 개념 정리도 안 돼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부처에 신속한 보고서를 주문한 것은 한국형 뉴딜을 이끌 하나의 주요 축으로 그린뉴딜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문 대통령의 마음은 하루가 급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본격적인 국무회의에 앞서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과거에 머무르면 낙오자가 된다"며 정책 추진에 있어 '신속함'과 '과감성'을 주문했다.
한시가 급한 문 대통령이 '그린뉴딜'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구상에 시쳇말로 '꽂힌' 것은 것은 바로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는 여러 개발 사업들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린뉴딜' 추진에 우리 부처의 보고서도 올리겠다며 가장 적극적이었던 장관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다.
김 장관은 전통적인 SOC사업 개발 사업에서 벗어나 그린뉴딜 구상에 맞춰 낙후된 도시나 산업단지, 교통 인프라를 새로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린뉴딜 개발 사업으로 관련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
문 대통령도 "김 장관의 말을 들으니 스마트시티, 도시행정의 스마트화 등에 그린뉴딜도 포함될 수 있을 거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의 선제적인 방역을 통해 국가의 위상이 올라간 상황에서 전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그린뉴딜 추진이 '선도형 국가'로 가겠다는 대통령의 포부와도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를 포함한 다른 부처들에도 그린뉴딜과 연계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린뉴딜의 개념이 정확히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일컫는지는 부처 보고서가 올라와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그 중심 목표에 '일자리 창출'이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주말, 늦어도 다음주 초반에 보고서를 받아보고 그린뉴딜 구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신산업 분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