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활동을 앞두고 지난 8일 전국 변호사들에게 대법관 후보 적임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법원조직법에 따라 신임 대법관은 대법관추천위원회에서 3배수 이상 후보자를 추천해 이 중 1명을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대법관추천위는 선임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장관,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2014년 9월 임기를 시작한 권순일 대법관의 임기는 오는 9월 11일 종료된다. 권 대법관이 퇴임하면 박근혜 정권의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임명된 대법관은 박상옥(2015년 5월)·이기택(2015년 9월)·김재형(2016년 9월) 대법관 3명만 남는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12명(대법원장 제외) 중 9명의 대법관이 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서울대 일색이던 대법관들의 출신 학교도 고려대·이화여대·건국대·한양대 등으로 비교적 다양해졌다.
다만 김 대법원장은 최근 퇴임한 조희대 대법관 후임으로는 비교적 연수원 기수가 높은 노태악(16기) 대법관을 제청해 안정성을 택한 바 있다. 이에 이번 권 대법관 후임으로는 연수원 20기 이상을 후보군에 두고 다시 한 번 파격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천대엽(21기) 서울고법 부장과 권기훈(18기) 서울북부지법원장 등은 노태악 대법관과 함께 대법관추천위의 제청 후보로도 선정됐던 만큼 이번에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현재 박정화·민유숙·노정희 대법관으로 3명뿐인 여성 대법관이 한명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 대법관 후보 물색 과정에서 21명의 대법관 예비후보 중 여성이 1명뿐이었던 것과 관련해 비판도 컸던 상황이다.
당시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전현정(22기) 변호사와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 1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온 정계선(27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거론되고 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최근 대법관 선정에서 안정성을 택한 만큼 권 대법관의 후임에는 다소 파격적인 결정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정치적인 상황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