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발견환자인 용인 66번 환자의 동선에 포함되지 않은 유흥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발견됐기 때문인데 방역당국은 황금연휴 이전 이태원에 이미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12일 "이태원 클럽의 집단발생은 하나의 진앙지로부터 시작된 감염이 아니고 아마도 다양한 진앙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현재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그렇게 됐을 경우 그 이전부터 지역사회 어딘가에서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며 결국 4월 24일 밀집된 환경이 조성돼 거기에 코로나19가 침입을 하게 되고, 환자 발생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이 이같은 판단을 내린 이유는 용인 66번 환자의 동선이 아닌 클럽 '메이드'라는 곳에서 확진자(서대문구 21번)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다른 이태원 클럽 피스틸(PISTIL)에서도 확진자가 나타나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결국, 지역사회 내에 산발적으로 퍼져있던 방역망 밖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연휴 기간 밀집·밀폐된 클럽 여러 군데를 방문하면서 곳곳에 유행의 씨앗을 뿌린 상황이 된 것이다.
또 클럽들이 대체로 환기가 안 되는 등 유사한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또다른 유흥시설 방문자 사이에서 '미확인 유행'이 번지고 있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더 나아가 권준욱 부본부장은 "가장 나쁜 최악의 상황은 지역사회에 이미 많은 전파가 이뤄진 후에 늦게, 즉 지연 발견된 경우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이번 집단감염은 지난달 24일~지난 6일 연휴기간 클럽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확인됐는데, 그 이전부터 방역망 내에 잡히지 않은 유행 규모가 컸다면, 더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초기 R0(기초재생산지수)가 3(확진자 1명이 평균 3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고 평균잠복기를 4~5일이라 가정하면, 1명의 감염자가 인지되지 못하고 관리되지 못하면 16~20일 후에는 81명이 되고 32~40일 후에는 약 6500명이 된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미지의 확진자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시간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 여러 가지 발견을 위한 자발적인 활동과 추적조사 등을 통해 최대한 모든 연결고리를 찾아 유행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기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방역당국은 우선 용인 확진자가 다녀간 5개 클럽 방문자를 최우선 검사 대상으로 꼽았다. 동시에 검사 범위를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유흥시설 방문자로 넓히면서 적극적으로 검사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부본부장은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이태원에 소재한 클럽·주점 등을 방문하신 분은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무르면서 관할 보건소나 1339에 문의해서 증상에 관계없이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며 "선별진료소에서도 방문시설의 종류나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반 국민들에게도 "코로나19의 위험한 전파력이 언제나 다시금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실감하셨을 것"이라며 "일상을 영위하시되 생활 속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항상 주의하셔야 되겠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