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11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 정관용> 시사자키 특별기획 <코로나19, 신인류시대>. 포스트코로나 시대, 신인류 시대 어떤 변화들이 우리 앞에 닥칠까. 오늘은 뇌과학자이시죠.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를 초대해서 동양과 서양 그리고 새로운 세계질서,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김대식>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정관용> 카이스트도 거기는 학생들이 전부 기숙사 생활을 하죠?
◆ 김대식> 저희도 사실 그 덕분에 학부생들은 이미 다 집으로 보냈고요, 몇 달 전에. 그리고 지금 수업은 다 온라인으로 지금 진행하고 있죠, 여전히.
◇ 정관용> 완전히 학교 전체가 폐쇄됐겠네요.
◆ 김대식> 폐쇄까지는 아니지만 학교 분위기는 안 나죠, 학생들이 없으니까, 아무래도 현재. 그래서 대학원생들은 당연히 있지만 지도교수하고 대학생들하고의 대면 미팅도 자제하라는 그런 학교 지시가 있어서.
◇ 정관용> 대학원에서도?
◆ 김대식> 네. 그래서 저도 제 지도 학생들하고 미팅할 때도 가능하면 온라인으로 바로 복도 건너편에 있는데도. 그러니까 살다가 저도 처음 경험하는 이런 일들이 요즘 있네요.
◇ 정관용> 그래도 카이스트 쪽에서는 다른 대학들이나 이런 데보다는 온라인 수업이나 이런 것들을 과거부터 좀 해 왔어요, 어땠어요?
◆ 김대식> 과거에도 이미 온라인수업을 하기는 했었는데 그래도 같아요. 온라인 수업이라든지 디지털로 전환한다라는 생각은 다들 하고 있었는데 사실 할 필요가 없었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리고 인간의 뇌과학자로서 느끼는 게 귀차니즘이 대단해서 준비가 다 됐어도 꼭 해야 되지 않으면 안 하다가.
◇ 정관용> 일이 닥쳐야만 하는 거죠.
◆ 김대식> 일이 닥쳐야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그래서 제가 봤을 때 코로나 사태가 핵심 중 하나는 무언가 어떻게 보면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갑자기 새로운 게 드러나기보다는 지난 몇 년 동안 진행되고 있었고 앞으로 어차피 10년, 20년 동안 진행됐었을 일들이 압축돼서 가속화된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 정관용> 디지털화.
◆ 김대식> 예를 들어서 디지털화가 되겠죠.
◇ 정관용> 언컨택트화.
◆ 김대식> 언컨택트화. 수많은 키워드들이 있겠죠.
◇ 정관용> 그런 것들이 십여 년 전부터 진행돼 오던 일들을 급속가속화시킨다.
◆ 김대식> 그렇죠. 어쩔 수 없으니까, 이제는.
◇ 정관용> 이렇게 우리 김대식 교수를 초대하면 이런 얘기를 위주로 할 줄 알았는데 동서양 국제질서를 얘기하시겠다고?
◆ 김대식> 그렇지 않아도 오늘 어떤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했는데 이미 이 시사자키에서.
◇ 정관용> 쭉 기획을 해 왔으니까.
◆ 김대식> 오늘 제가 좀 뇌과학 쪽이나 심리학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또 제가 여기서 나왔던 얘기를 또 하기는 좀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건 좀 제 개인적인 또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부터 유럽에서 좀 자라고.
◇ 정관용> 오래 유럽에서 공부하셨죠.
◆ 김대식> 오래 유럽에서 자라고 미국에서 활동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동양과 서양 이 관계에 대해서 항상 관심이 있었어요, 당연히. 그러니까 어렸을 때 10대에 제가 유럽에 자라면서 항상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어요? 이 친구들은 왜 이렇게 잘 살까, 도대체. 딱 보면 그렇게 뭐 특별나게 똑똑한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런 질문에 대해서 동양인으로서 항상 가지고 있는 질문이잖아요. 왜 그들은 선진국이고 우리는 선진국이 아니었을까. 왜 그들은 가르치는 역할을 했고 우리는 항상 배우는 역할일까. 왜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할 때 항상 서양을 벤치마킹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 가면서 이런 질문들이 훨씬 더 좀 앞에 표면에 드러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좀 헷갈리죠, 그리고. 우리는 미국, 유럽이 선진국이라고 알고 다 잘할 줄 알았는데 잘하는 나라라고 우리는 또 배우려고 했고 이번에 아주 엉망진창이잖아요.
◆ 김대식> 이번에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알고 있었던 저는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21세기가 사실 2000년에 시작된 것이 아니고 2020년에 시작이 됐구나. 20세기가 마치 1900년도에 시작이 된 게 아니고 1919년에 시작이 됐죠. 1차대전이 끝나고 나서. 1차대전 이전에 유럽은 어떻게 보면 19세기 유럽하고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1차대전을 겪으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된 것같이 제 생각에 우리도 지금까지는 20세기를 살았던 것 같아요. 20세기 모델. 미국이라는 아주 거대한 그 패권을 가진 나라 밑에 2차대전 이후에 질서를 유지하고 서양과 동양의 역할이 정해져 있고 서양이 리드하고 동양은 따라오고 중국은 예를 들어서 제조업 아웃소싱하는 이런 국가이고 어떻게 보면 그 역할 분담이 확실히 되어 있는 그런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뭐가 뭔지 정말 아무도 모르는 어떻게 보면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그런 21세기가 세 달 정도에 시작하지 않았나.
◇ 정관용> 2020년 코로나19 이후로 21세기다.
◆ 김대식> 진정한 시대적인 21세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또 미국과 유럽이 세계의 어떤 모범이라고 하는 도식은 깨진 겁니까?
◆ 김대식> 완전히 깨지지는 않았겠지만 지금은 다들 그렇기 때문에 불안한 것 같아요. 본인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있겠죠. 그리고 이건 제 아주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제가 최근에 가장 궁금했던 건 사실 그거예요. 왜 서양인들은 마스크를 안 쓸까.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거잖아요. 왜 아니, 마스크는 100% 도움은 안 되겠지만 충분히 당연히 도움이 된다라고 모든 전문가들이.
◇ 정관용>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 김대식> 당연히 안 하는 것보다 낫겠죠.
◇ 정관용> 그런데요?
◆ 김대식> 그런데 되게 신기하게 보면 우선 처음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도움이 안 된다라고 주장을 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도움이 조금 되지만 이건 의료진들만 써야 된다. 그런데 이제 시민들이 궁금한 거죠. 도움이 안 된다라는 얘기야 아니면 의료진만 쓰라는 얘기야? 그래서 저는 한 세 가지 해석을 했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단순한 해석은 첫 번째 그냥 서양에 마스크가 부족했을 수도 있어요. 지금 보면 특히 유럽 같은 경우에 대부분 제조업을 중국으로 보내다 보니 유럽 전체에 이 의료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어요.
◇ 정관용> 맞아요.
◆ 김대식> 그러니까 생산 자체를 못 했다. 그런데 제가 이 유럽 언론을 좀 보면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단순히 마스크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계속 문화적인 이유를 대는 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 김대식> 예를 들어서 서양인들은 개인주의다, 본인의 표정을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동양인들같이 표정을 숨기는 그러니까 상당히 어떻게 보면 인종차별주의적인 그런 발언 또는 문화우월적인 그런 발언으로 많이 가서 제가 상상했을 때.
◇ 정관용> 유럽 언론에 그런. . .
◆ 김대식> 상당히 많았었어요.
◇ 정관용> 그랬어요?
◆ 김대식> 네. 아주 극단적으로.
◇ 정관용> 서양인들은 자기 표정을 드러내고 동양인은 숨긴다.
◆ 김대식> 숨긴다, 또는 어차피 표정이 없다.
◇ 정관용> 완전히 인종차별이네요.
◆ 김대식> 그렇죠. 그러다 보니 제가 느꼈던 거는 혹시 잠재적으로 이 마스크가 도움이 된다라는 걸 알면서도 사실 이 마스크라는 것 자체가 처음으로 동양에서 제안이 됐었던 거잖아요, 서양에서 제안된 것이 아니고. 그러니까 이걸 인정하는 게 어렵지 않았을까, 심리적으로. 그러니까 지난 200년, 300년 동안 세상의 역사를 보면 한 18세기부터는 뭐 세계질서가 누가 잘하고 누가 잘 못하고를 떠나서 항상 역할 부담이 서양은 가르치고 동양은 배우는 역할이었죠.
◇ 정관용> 가르칠 뿐 아니라 제국주의를 통해서.
◆ 김대식> 당연하죠.
◇ 정관용> 식민지배 다 하고. 배우기 싫다 그러는데도 와서 가르쳐주겠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지금 이런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위기에 결정적으로 그리고 아주 저렴하게 도움이 되는 이런 방법이 동양에서 제시됐다라는 게 이게 인정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 정관용> 인정하기 싫었다.
◆ 김대식> 그렇죠. 예를 들어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안 쓰고 다니잖아요. 펜스 부통령도 그렇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게 자신들이 우월하다라는 것에 대한 좀 고집이지 않을까.
◇ 정관용> 그래요. 저렇게 100만 명 이상의 몇십만 명씩 죽어나가는데도 여전히 문화적 우월감 때문에 그런단 말이에요?
◆ 김대식> 그러니까 그게 그걸 가지고 계획은 안 했더라도 저는 상당히 심리적으로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았나 싶어요. 예를 들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국가 전체를 락다운했었죠, 지금도 하고 있고. 상당히 경제적인 코스트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논리적으로 보자면 경제적인 코스트가 가장 적은 마스크 첫 번째. 두 번째 락다운이 될 텐데 지금은 거꾸로 하고 있단 거예요. 락다운을 해 보고 마스크를 도입하는 그래서 또 어떤 분들은 그런 말씀도 하세요. 유럽 특히 유럽인들이 이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에 대한 이런 좀 안 좋은 문화적인 그런 기억 때문에 반대를 한다. 뭐 그게 맞을 수도 있지만 아마 제 생각에는 이 세 가지가 다 합쳐지지 않았나 싶어요.
◇ 정관용> 그런데 이 서양의 유럽과 미국의 지도자들까지도 이제는 우리나라 대통령한테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한국의 대처가 훌륭했다라고 하는 점에서는 다들 인정하고 동의하잖아요.
◆ 김대식> 최근에는 동의하고 인정하는 것뿐만이 아니고.
◇ 정관용> 배우려고 하고.
◆ 김대식> 서양 언론을 보면 솔직히 제가 조금 이렇게 막 좀 수상해야 할 정도로 너무 칭찬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좀 그런 것 같아요. 또 칭찬을 너무 하면 이것도 이제 우리가 질문을 해 봐야 되겠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물론 지금 한국에 대한 또 K-방역에 대한 칭찬, 현실에 반영을 많이 하겠죠. 우리가 잘한 게 많기 때문에. 그런데 보면 그 이상으로 좀 칭찬을 하는 것 같아서 또 뭔가 있는 것 같다라고.
◇ 정관용> 뭐예요?
◆ 김대식> 제가 가설을 하자면 지금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팬데믹을 그나마 지금 잘 컨트롤하고 해결한 국가는 중국하고 한국이겠죠. 그런데 제 생각에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은 절대로 롤모델로 삼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 정관용> 계속 그러니까 중국을 비판하고 중국에서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나왔다고 그러고.
◆ 김대식>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게 과거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가 있었던 것과 같이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시대가 앞으로 올 거다. 그럴 경우에 앞으로 이제 전 서양과 경쟁자인 중국에 크레딧을 주기보다는. 그런데 보면.
◇ 정관용> 대신에 한국.
◆ 김대식> 대신에 한국이 좀 플러스알파를 받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면 이번 사태를 겪고 난 21세기의 동서양의 갈등은 심화됩니까, 완화됩니까? 서로 배우는 과정으로 갑니까?
◆ 김대식> 저는 어쩔 수 없이 더 안 좋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도 상당히 안 좋아지지 않을까.
◇ 정관용> 왜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 김대식> 우선은 그런 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인간은 인류는 언제나 영웅을 필요로 해요. 그게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그렇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그렇고. 그런데 인류에게 영웅은 누구냐면 영웅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내 인생이나 시대에 커다란 문제, 재난 또는 혼란이 있을 때.
◇ 정관용> 그걸 타개해내는 사람.
◆ 김대식> 그것을 해결해 주는 이가 영웅이잖아요, 당연히. 우리가 20세기를 기억해 보면 가장 큰 전 세계의 재난은 어떻게 보면 파시즘이었죠. 그리고 그 파시즘을. . .
◇ 정관용> 2차대전 이런 거.
◆ 김대식> 2차대전이죠. 어떻게 보면 해결해 준 국가가 미국이겠죠, 2차대전을 통해서. 그러다 보니 영웅이 된 거죠. 그리고 영웅의 스토리는 전설이 됩니다. 그리고 그 전설을 통해서 보통 한 시대의 패권이 만들어지는 거고 그걸 우리는 팍스 아메리카나라 부르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거죠. 21세기에 와서 이제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또 하나의 재난이 등장을 했는데 그렇다면 재미있는 질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영웅은 누가 될까. 두 국가가 지금 경쟁을 하는 거잖아요. 특히 중국 같은 경우에는 중국이 이 문제를 가장 해결을 잘했고 중국 모델을 수출하려고 노력을 하겠죠.
◇ 정관용> 그러고 있죠, 지금.
◆ 김대식> 지금. 어떻게 보면 강한 국가, 도시 하나를 다 봉쇄하더라도. 반대로 미국이나 서양은 그 스토리를 뺏기기 싫은 거죠. 그러니까 바이러스 자체가 중국에서 온 것이 아니냐. 중국 바이러스. 우한실험실에서 나온 게 아니냐라는 그런 스토리. 지금 너무 너무 흥미로운 미래의 영웅이 누가 되느냐에 따른 스토리 전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누가 이기더라도 진 국가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겠죠.
◇ 정관용> 승복을 안 한다?
◆ 김대식> 승복을 하기가 어렵겠죠, 아무래도.
◇ 정관용> 결국 미중 패권 갈등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 강화될 것이다.
◆ 김대식> 당연히 그건 강화될 텐데. 저는 또 하나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뭐예요?
◆ 김대식> 그건 뭐냐 하면 우리가 곰곰히 기억해 보면 지난 30년, 40년, 50년 동안 인류는 아주 특이한 우리는 삶을 살았죠. 그건 뭐냐 하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죠.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 김대식> 다른 문명, 다른 문화를 보고 다른 인종과 접촉을 할 수 있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대식> 불과 한 100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이라는 것은 외교관, 탐험가 이런 사람들만 하는 거지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죠.
◇ 정관용> 돈 많은 상인 이런 사람들만 하고.
◆ 김대식> 그렇죠. 지금 보시면 전 세계 항공사들 항공권 다 지금 멈춰 있죠.
◇ 정관용> 다 멈춰 있죠.
◆ 김대식> 해외여행은 불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웬만한 항공사 같은 경우에 비행기 90%가 공항에 다 서 있고요. 물론 제 생각에는 몇 달 후에는 출장 여행은 가능해질 거예요. 비즈니스는 해야 될 테니까. 어려워지겠죠. 코로나바이러스가 없다라는 걸 증명해야 되고 항체 패스포트 같은 걸 보여주든. 그러나 이유 없이 일반인들이 관광 목적으로 가는 해외여행은 상당히 오랫동안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지는데요.
◇ 정관용> 아니, 코로나19에 무슨 약이나 백신 같은 게 나와도 그래도 상당히 오랫동안 해외여행은 위축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 김대식> 그게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죠.
◇ 정관용> 백신 나오기까지?
◆ 김대식> 그렇죠. 지금 제가 최근에 읽었던 논문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상태가 제대로 진정되려면 한 2024년까지를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전문가들은. 그런데 재미있는 건 우리 인간은 적응을 금방 합니다, 사실은. 그래서 예를 들어서 이 코로나바이러스 상태가 올해 말 해결이 된다. 그러면 사실 인문학적, 문화적 큰 변화 없을 거예요. 우리는 다시 예전 같은 삶을 살 겁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태가 2년, 3년 간다. 그럼 거기에 적응을 해 버립니다, 사실 사람은. 아주 빠르게 적응을 해요. 다시 말해서 해외여행 가는 것이 엄청난 일이 돼 버리고 그다음부터는 당연한 일이 아니고.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일반인들이 해외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외국인, 다른 인종에 대한 그 장면과 그림을 정부를 통한 것이 아니고 개인이 직접 경험할 수 있었죠. 그런데 그것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고 우리는 또다시 세상에 대한 의견과 편견을 정부나 대기업이나.
◇ 정관용> 언론.
◆ 김대식> 언론을 통해서 받을 수밖에 없다라는 거죠. 저는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보면 서로 이렇게 상호관계를 줄 것 같아요. 한쪽에서는 미국과 중국, 동양과 서양의 경제적 또는 문화적 패권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데 국민들은 본인들의 주체적인 의견을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부와 언론을 통해서 얻게 된다면.
◇ 정관용> 갈등은 더 심화될 수 있다.
◆ 김대식> 갈등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해 볼 수 있겠죠.
◇ 정관용>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는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우리는 중국과도 떼려야 뗄 수 없고 미국과도 역사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고.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우리는?
◆ 김대식> 쉽지 않죠. 이런 문제 겪을 때마다 항상 생각하는 게 정말 대한민국이 만약에 노르웨이 옆에 있었다면 우리가 얼마나 대단하고 멋있는 나라가 될 수 있었을까, 사실은. 그런데 우리야 지형의 저주를 타고난 국가이기 때문에. 이제 문제는 그거겠죠. 만약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새로운 냉전상태로 간다면 우리가 한번 과거 냉전 상태를 봅시다, 유럽에서. 냉전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냐 하면 편가르기겠죠.
◇ 정관용> 그렇죠, 진영.
◆ 김대식> 중간이 없습니다, 이제는. 너는 이쪽이냐 저쪽이냐. 각각 국가들이 자기 자리를 금방 잡아야 되는 거죠. 비슷한 현상이 이제는 더 이상 유럽이 아니고 아시아에서 벌어지겠죠. 미국과 중국의 냉전이 벌어지게 된다면. 그러면 모든 국가들이 제 자리를 잡아야 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가 제일 어렵다니까요.
◆ 김대식> 그런데 보면 이미 아시아의 상당히 많은 국가들은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일본은.
◇ 정관용> 미국 편이죠.
◆ 김대식> 아시아의 영국이 되겠다고 결정을 한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대식> 싱가포르 같은 경우에는 아시아의 스위스가 되겠다고 결정을 한 것 같아요,중립국.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역할은 우리는 항상 공식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어느 편도 아니고 중간 역할을 하겠다라고 얘기는 하지만 상당히 어려운 겁니다, 사실은.
◇ 정관용> 난감하네요.
◆ 김대식> 중간 역할이라는 게 내가 중간 역할하겠다고 되는 게 아니고 양쪽에서 인정을 해 줘야지 양쪽에서 인정을 해 주지 않는 상태에서 중간 역할을 하게 되면 사실 양쪽한테 미움을 받을 수가 있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대식> 답은 없습니다, 결국.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 그런데 이 문제는 사실 코로나가 없었더라도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진행됐었을 문제인데 코로나 덕분에 상당히 압축돼서 다시 말해서 우리가 선택해야 될 그 시간이 원래보다 훨씬 줄어들지 않았나라는 걱정은 됩니다.
◇ 정관용> 역으로 이런 감염병 사태가 최근 들어서도 감염병이 사스 이후에 메르스 이후에 뭐가 이렇게 자꾸 더 몇 년 만에 한 번씩 닥친다는 거 아닙니까? 코로나19 이후에도 또 닥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이 더 고조되고 국가 간 갈등보다는. 그런 쪽으로 전망하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 김대식 교수는 그와는 정반대로 특히 미중의 패권 갈등과 국가적인 갈등이 심화되는 쪽을 예상하셨단 말이에요.
◆ 김대식> 제 생각에는 우리가 그냥 타이밍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만약에 이런 코로나 사태가 2000년도 초에 벌어졌다면 저는 충분히 그 국가적인.
◇ 정관용> 협력이?
◆ 김대식> 협력이 가능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이미 세상은 반세계화 쪽으로 가고 있었고 곳곳 국가에서 포퓰리즘 리더들이 지금 등장을 했고 전통적인 민주주의 국가들이 쇠락을 시작하고 이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질 때 코로나바이러스가 등장하다 보니 가속화되는 것이 아닐까 해서, 당연히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 인류적인 문제가 나왔을 때 국제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그렇게 안 될 확률이 제가 봤을 때는 개인적으로 훨씬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김대식 교수도 앞으로 상당 기간은 해외 관광 여행 안 가실 거예요, 그러면?
◆ 김대식> 안 가는 게 아니고 못 가겠죠, 당연히. 지금 관광을 떠나서 저희 과학 분야에서는 국제학회 같은 게 상당히 많은데 우선 국제학회들은 올해 말까지 다 취소된 상태입니다, 현재.
◇ 정관용> 온라인으로 한다면서요?
◆ 김대식> 대부분 취소되고 대부분 온라인 미팅으로 되고. 그러니까 새로운 경험인 거죠. 그런데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온라인 미팅이 중요하다라는 건 알지만 이 온라인 미팅으로 결국 이 과학자들의 의견, 서로가 퍼스널 터치 이런 것이 가능할지 큰 질문입니다, 그건. 그러니까 아무도 안 해 본 실험인 거죠, 현재로서는.
◇ 정관용> 기존에 아까 우리 전반부에 짚었던 디지털화, 언컨택트화 이미 진행되고 있던 것은 좀 더 가속화되면서 그러면서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는 국가 간 국제적인 교류는 더 줄어들 것이고 그리고 정치와 언론이 주도하면서 갈등은 심화될 것이고.
◆ 김대식> 정치와 언론 그리고 국가의 역할이 훨씬 더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모든 것에서. 이런 요소들. 그러니까 제가 봤을 때 미래 예측은 어차피 불가능할 텐데 우리가 오늘 보이는 미래 요소들을 가지고 도대체 어떤 미래가 요리될까.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겠지만 아마 요소들은 정해진 것 같아요, 이제는.
◇ 정관용> 그럼 그럴수록 또 우리 남북관계도 안 좋아지겠네요. 국제적 환경상으로는.
◆ 김대식> 국제적 환경상으로 안 좋아지겠지만 또 모르죠. 남한과 북한 같은 그 공동운명체라고 생각을 해서 정치적인 이슈보다 더 큰 문제가 왔을 때 또 해결할 수 있는, 그러니까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길들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런데 또 역시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 정관용> 알겠습니다. 동양과 서양 갈등 고조될 우려가 더 커졌다라고 해석하시는 우리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님의 분석과 말씀을 들어봤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 김대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