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선시대 '마지막 통신사' 행렬도 국내서 처음 나왔다

일본서 1980년대 환수한 문화재…최근 전문가 평가
1811년 신미사행 다룬 작품으로 국내 처음이자 유일본
국편위 "구체적인 연구 통해 최종 가치 평가할 것"

1811년 '신미사행' 추정 통신사행렬도 병풍. (사진=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조선시대 마지막 통신사 '신미사행(辛未使行·1811년)' 행렬도가 발견됐다. 신미통신사를 그린 그림이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위)는 지난달 7일 '통신사행렬도 병풍'에 대한 전문가 평가 자문회의를 열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동아시아 전문가와 문화재청 감정위원 등 외부 전문가 3명이 참석해 행렬도의 가치와 성격 등을 분석했다.

이 그림은 지난 1980년대 재일교포 박영훈씨 기증으로 국내로 환수된 문화재 '손훈문고'에 수록된 작품 중 하나로 작자나 제작연도 모두 미상이다.


주석이나 작품 설명 등이 달려 있는 다른 행렬도와 달리 아무런 설명도 없어 그동안 제대로된 추정이 어려웠다고 한다. 국편위는 이번에 30여년 만에 처음 외부 전문가들에게 행렬도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평가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선 정부가 일본에 파견한 공식 사절인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년 동안 12차례에 걸쳐 일본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행렬도가 '마지막 조선통신사인 지난 1811년 신미통신사 행렬을 그린 것'이라는 공통된 분석을 내놨다.

이 그림은 두루마리 형태 그림을 6폭 병풍에 붙였다는 점에서 형식상 특이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자문위원은 "통상 조선통신사 행렬이 450~500명 규모지만 신미사행은 336명으로 규모가 축소됐고, 3사(정사·부사·종사) 중 2사 체제로만 구성됐었다"며 "이런 특징이 (그림에)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신미사행을 그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편위에 따르면 1811년 신미사행을 그린 작품은 일본에 몇 점 남아있지만, 국내에 있는 것으로는 이번에 발견된 것이 유일하다. 기존에 우리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통신사행렬도는 인조 2년인 1624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파견된 통신사를 그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국편위 관계자는 "연구자료로써의 가치가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행렬도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회화 양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를 수행해 행렬도 가치를 최종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은 한일 양국의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노력한 결실로 지난 201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공식 등재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외교문서와 여정·문화기록·서화작품 등 총 111건 333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 측 자료는 63건에 124점, 일본 측 자료는 48건에 209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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