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검찰이 조 전 장관을 기소한 지 5개월만이자 앞선 8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며 혹독한 논란에 휩싸인 지 9개월 만이다.
이 같은 정반대의 목소리는 조 전 장관이 1분 가량 발언을 이어가는 내내 경쟁하듯 이어졌다. 한 쪽이 "조국을 즉각 구속하라", "부인 정경심 구속 기간도 연장돼야 한다"고 외치면, 다른 한 쪽에선 "조국은 죄가 없다", "정경심도 무죄다"라고 맞받았다.
이런 혼란상의 한 가운데 선 조 전 장관은 "작년에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에 저를 최종 목표로 하는 검찰의 전방위적, 저인망 수사가 있었고 마침내 기소까지 됐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한편, 무혐의를 주장해 온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조 전 장관에게 날선 비판을 보낸 이들은 그가 출석하기 30분 전부터 포토라인 근처에서 '부끄러운 조국'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대기했다.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는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으로서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일 뿐"이라며 직접 재판 방청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 감찰 중단을 결정한 혐의를 먼저 심리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특별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뇌물 수수 등 중대 비위 혐의를 확인했음에도 직권을 남용해 감찰을 중단시키고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법정에 선 조 전 장관은 직권을 남용한 감찰 무마가 아니라, 권한 내에서 정상적으로 감찰을 종료한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이후 오후에도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