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고공농성 공대위(공대위)'는 7일 입장문을 내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가 의미가 있고 구체적인 실행방안만 마련되면 된다고 했다"며 "대국민 사과보다 더한 기만적인 입장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가가 저지른 노조탄압에 대한 사과 없이 무노조경영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어용노조를 노조라고 우기며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향해서도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은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 헐값발행에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이재용 부회장이 불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길을 터준 데 이어 이번에는 그의 대국민 사과를 수용했다"며 "3대에 걸친 삼성 왕국의 수립에 일등공신이 된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부회장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사법부의 역할을 내팽개치고 있다"며 "기만적인 형량 줄이기를 중단하고 법대로 판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이날 오전에도 서울 서초구 삼성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33일째 25미터 높이 0.5평 쇠바구니에 있는 김용희를 비롯한 피해자 문제 해결 없이 한 사과는 기만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전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삼성 내 노사 갈등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사과를 권고한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날 "이 부회장의 답변 발표가 직접 이뤄지고 준법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다만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 수립,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