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지 45일 만인 오늘,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으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면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를 하게 되죠.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분이 계세요. 다름 아닌 이재갑 교수였습니다. 여태까지 정부 시책에 자문하고 일선에서 뛰어온 분인데 왜 이번에는 이렇게 우려를 하시는 건지 만나보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스튜디오에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이 교수님.
◆ 이재갑>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생활방역이 뭔가.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이런 질문들이 꽤 많이 들어왔는데 개개인한테는 달라지는 게 크게 없죠?
◆ 이재갑> 그렇죠. 개개인이 감염을 예방하는 그런 모든 방법들은 다 지켜주셔야 되는 부분이고요. 사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 그거를 다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정부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대안들을 마련을 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드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쉬운 상황이긴 합니다.
◆ 이재갑> 그렇게 되죠.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보는 건 일단은 학교가 등교 개학이 시작된다는 부분이고요. 이제 등교 개학과 맞물려서 걱정하는 것들은 교회에서 지금까지 잘 지켜주셨던 부분들 있잖아요. 교인들 숫자 줄여서 예배드리고 온라인 예배 병행하고 이랬던 부분들인데 이게 학생들이 등교를 해서 밀집적인 그런 생활을 시작하는데 교회들이 우리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들 나오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래서 전체 같이 모이는 그런 예배가 시작될 수 있는 그런 상황들이 조성이 되고 있고요.
그리고 또한 일상적인 그런 많이 참아주셨던 기업들 같은 경우에서도 재택근무들을 많이 하고 계셨는데 이제 생활 속 거리두기가 된다고 하니까 대부분 계속 유지를 해 주시면 좋겠는데 그 부분이 또 대부분 출근하게 하는 그런 상황으로 지금 바뀔 것 같아서 밀집도 있는 생활이 다시금 시작되는 부분들이 상당히 우려가 되기는 합니다.
◇ 김현정> 생활방역으로 전환의 핵심은 학교 등교다.
◆ 이재갑> 네.
◇ 김현정> 그 이유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아니, 학교에 30~40명이 모여서 교실에서 공부도 하는데 교회는 왜 안 되느냐? 회사는 왜 안 되느냐? 학원은 왜 안 되느냐? 결국 그 하나로 인해서 다른 것들도 줄줄이 다 정상화가 됨과 동시에 마스크까지 벗어버리고 느슨해질까 봐 이런 걱정을 하시는 거군요.
◆ 이재갑> 그렇죠.
◆ 이재갑> 등교는 불가피한 학년들 같은 경우에는 등교를 하더라도.
◇ 김현정> 고3 같은?
◆ 이재갑> 고3이나 중3은 입시를 앞둔 상황이니까. 그렇게 돼도 그 학년만 출석을 하게 되면 공간을 좀 넓게 활용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 형태, 생활 속 거리두기 형태가 지켜지기 쉬운데 그런데 단계적으로 전 학년을 등교 개학을 하게 될 줄은 생각을 사실은 못했습니다.
◇ 김현정> 아예 그런 생각을 못 하셨어요?
◆ 이재갑> 네. 사실 고3, 중3 정도 출석하고 그다음에 초등학교 1~2학년은 온라인 수업의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그 정도 하면 나머지 학년들은 일단 온라인 수업이라든지 그런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형태로 해서 학교 전체의 밀집도를 낮추면서 이번 학기는 가면 어떨까라고 저희는 좀 고민을 좀 했었는데 그런데 전격적으로 이제 등교수업 전체, 전 학년 등교가 6월 1일 이후에는 되는 부분이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저희가 예상을 좀 벗어나니까 그래서 약간 멘붕이 됐었던 상황들이긴 했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저희라고 하시면 그러면 이재갑 교수 외에 자문해 주시는 기모란 교수라든지 이런 분들 다, 자문단이 다?
◆ 이재갑> 자문단들이 좀 약간 놀라기는 했습니다.
◇ 김현정> 멘붕이 왔어요? 입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고3, 중3까지는 예상하셨지만 .
◆ 이재갑> 초등학교 1, 2학년과 유치원 정도.
◇ 김현정> 온라인 어려운 아이들. 그럼 예상을 못하셨다는 얘기는 그렇게 전 학년 등교가 6월부터 다 이루어지는 건 좀 위험하다는 뜻입니까?
◆ 이재갑> 네, 그러니까 왜 그러냐면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측면 자체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의 측면인데 이거는 지역사회 내에서 어느 정도의 환자가 발생할 것을 용인하고. 그러니까 통제 가능한 수준의 환자는 발생할 걸 예상을 하고 진행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처럼 환자가 아예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밀집된 생활들이 시작되고 사회생활이 시작되면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게 되니까 감염병 환자들이 증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들에 대해서 이제 병원들도 준비를 해야 되고 의료진도 준비를 해야 되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급격하게 진행되는 측면들이 있어서 그래서 조금 안타까운 마음과 또한 의료진 입장에서는 상당히 준비를 다시 해야 되겠다 생각을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사실은 이렇게 결정한 이유가 어제는 보니까 하루 추가 확진자 3명 나왔는데 3명 다 외국에서 온 분들이고 0명인 날도 최근에 있었고.
◆ 이재갑> 그렇습니다.
◇ 김현정> 9명인 날도 다 외국에서 온 분들. 그럼 이 정도면 열어야지 도대체 언제 여냐? 백신 치료제 나올 때까지 안 연다고 하면 등교 안 한다고 하면 1년, 2년 안 할 것이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 계세요.
◆ 이재갑> 생활 속 거리두기 하는 부분에 대해서 반대를 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해야 되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지역사회 감염 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불분명하거든요. 단순히 확진자로만 하기에는 너무 단편적이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럼 뭘 더 봐야 돼요?
◆ 이재갑> 그러니까 지역사회 내 실질적으로 활성 그러니까 바이러스의 전파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되는데요. 일단 제일 우려하는 건 선별진료소에 내원하는 사람들 중에서 확진자 숫자가 지금까지 모니터 자료의 가장 중요한 자료였긴 했는데 선별진료소에 오시는 분들이 많이 줄었어요.
◇ 김현정> 오는 사람 자체가 줄었다.
◆ 이재갑> 그런데 그 이유 자체가 단순히 정말 증상이 있는 사람이 줄어서면 저희가 안심을 할 수 있는데 지금 확진자 수가 줄다 보니까 국민들 사이에서도 감기 증상이 생기면 내가 뭐 확진자 요새 지역사회에 한 명도 없는데 내가 코로나 환자겠어? 이런 생각들이 만약 있다면 실제로 진단 측에 들어온 사람들이 없을 수 있다는 부분이고. 또한 무증상 감염 또는 무증상 감염 후 며칠 있으면 증상이 발현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대구에서 최근에 몇 명 특히 사회적인 복귀를 하기 위해서 검사를 했던 분 중에서 이제 확진자들 몇 명 나왔단 말이에요.
◇ 김현정> 나왔어요. 그런데 경로를 모르는 분들.
◆ 이재갑> 그런 부분들을 생각해 보면 특히 특정 지역이나 이런 쪽에서는 지역사회 전파 정도가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좀 암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좀. 그래서 특정 고위험 또는 밀집도가 높은 시설을 열 때는 그 전에 거기 근무자들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전수는 아니더라도 무작위 배정을 해서 조금 검사를 해서 안전한지를 조금 보고 점진적으로 열었으면 어땠을까 이런 식의 생각을 했던 거죠.
◇ 김현정> 이거는 이제 전문가, 의료 전문가 입장에서 이렇게 생각하시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죠.
◆ 이재갑> 네.
◇ 김현정> 당연한 거죠. 다만 정부는 경제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다 보니까 이 정도쯤이면 학교 열어야 된다 판단을 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아까도 말씀 잠깐 드렸습니다마는 학교가 문 열면, 등교를 하면 그 주변에 미용실도 아이들 가서 머리 자르고 학교 식당, 학원들 다 정상화 될 거고 결국은 경제가 돌아가게 되는 시작이 등교더라고요. 또 아이 돌보던 어머님들이 이제 외출해서 또 이분들이 움직이실 거고 이런 식으로.
그래서 결국은 결정을 이렇게 했는데. 문제는 그럼 지금부터는 이왕 결정을 했으니 철저히 어려운 상황을 막아야 한다, 싱가포르 같은 상황을 막아야 된다 그쪽으로 가야죠, 우리가?
◇ 김현정> 그냥 감기 바이러스들, 코로나 아니어도.
◆ 이재갑> 그런데 그렇게 되면 사실 감기증상이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초기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앞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그러한 발열이 있는 소아 환자의 숫자가 늘어날 부분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겠죠.
◆ 이재갑> 그런데 최근에 사실 소아학과에 환자가 없을 정도로 너무 없었던 상황인데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한 대비들을 하셔야 되는 상황이에요. 병원들뿐만 아니라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준비를 하고 계셔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수 있고 입원 시설 특히 소아에서 입원 시설, 이런 부분들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확충도 준비를 같이 해 나가야 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만에 하나, 만에 하나 학교에서 한 명이 생겨서 마치 대구 신천지처럼 폭발할 경우 그 지역사회 의료가 감당할 수 있는가, 이것도 대비해야 된다는 얘기 계속하고 계시죠.
◆ 이재갑> 맞습니다. 그래서 또 저희가 좀 황당했던 건 당연히 선별진료소에 로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건데. 보건복지부에서 선별진료소를 줄인다는 얘기를 하면서 이게 방향이 안 맞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어느 정도 학교의 개학이 되더라도 환자의 숫자가 늘어나지 않는 게 확인이 될 때까지는 현 체제를 유지해야 되고요.
◇ 김현정> 그건 중요한 부분이에요.
◆ 이재갑> 그리고 병원급 의료기관 같은 경우에서도 선별진료소가 이제 대부분 컨테이너라든지 임시시설이라 많이 덥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상시 진료시설 형태로 안전한 시설 형태로 계속 변환이 돼야 되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상당하게 정부에서 지원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되고요.
다만 한 가지 지금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이런 환자 진료에 개입을 못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호흡기 발열 클리닉에 대해서 의사협회에서도 찬성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지금부터 빨리 준비해야 한두 달 이상, 몇 개월 이상 걸리는데 가을이나 겨울철에 혹시 다시 유행할 수 있는 상황들을 대비해서 그런 의료체계 준비 작업들도 좀 속도를 내야 된다는 겁니다.
◇ 김현정> 학교에서 학생이나 선생님들이 지켜야 할 부분도 한번 볼게요. 제일 궁금한 거. 마스크를 내내 쓰고 있어야 돼요? 쉬는 시간, 수업 시간 계속? 밥 먹을 때 빼고?
◆ 이재갑> 지금은 지역 사회 감염이 정말 없다라는 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그 상황들을 계속 지켜야 될 상황이고 그다음에 환기도 잘해야 될 상황들이고 그래서 그 부분들을 잘 지켜야 될 것 같고요. 특히 식사 같은 경우에 있어서도 너무 식당에 밀집하지 않기 위해서 식사 장소를 나눠서 하는 방법도 고려는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초등학교 1, 2, 3학년이 마스크 끼고 하루 종일 있으라고 한다고 해서 잘 지킬 것인가, 이 아이들이. 걱정되긴 하네요.
◆ 이재갑> 그 부분 때문에 환기를 더 잘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어야 되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 김현정> 이제 더워집니다. 에어컨 아니면 선풍기 교실에서 틀 거거든요. 틀어도 됩니까?
◆ 이재갑> 이제 그 부분도 논의 중이라고 들었고요. 그러니까 자료가 많지 않은데 어쨌든 에어컨이 기류를 형성하기 시작하면 바이러스가 침방울의 확산을 촉발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향성을 지키셔야 되고요. 에어컨을 틀었더라도 환기를 시킨 것들. 그러니까 몇 명 창문들은 열어서 너무 더워서 에어컨 안 틀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에어컨 바람이 창문으로 이렇게 한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어느 정도 준비를 해 놓으셔야 될 것 같고요.
사실 저희가 또 걱정인 거는 학교 선생님들이 선생님은 반드시 수업을 하려면 말씀을 하셔야 되는데 선생님들이 몇 시간씩 마스크를 쓰게 되면 이게 고령이시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졸도하시거나 아니면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의 거리를 넓히시고 그다음에 앞에 사실 침만 안 튀기는 그런 약간 아크릴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살짝.
◇ 김현정> 식료품 가게 같은 데서 쓰고 계시는 것들.
◆ 이재갑> 그 정도로 하시면서 마스크를 벗고 강의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만들어주셔야 선생님들도 보호가 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게요, 선생님들도 힘드시겠네요. 하루 종일 끼고 계셔야 될 텐데.
◆ 이재갑> 그런 부분들, 그런 대안들도 같이 마련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한 책상에 두 명씩 앉잖아요. 짝꿍 이렇게. 이거는 괜찮아요?
◆ 이재갑> 지금 그 짝꿍도 없애고 다 이제 1m에서 2m 사이 띄우라고 했는데 과밀 학급 같은 경우 좁을 수 있어요. 특히 서울, 경기 지역. 신도시에 과밀 학교들이 많으니까.
◇ 김현정> 책상 자체도 부족해요. 그렇게 앉으면.
◆ 이재갑> 그런데 어쨌든 띄워야 되고 또 선생님하고 아이들 간격도 뒤로 조금 미뤄서 띄워야 되고요. 그래서 전반적으로 거리 상황을 두고. 어쨌든 중요한 건 환기입니다.
◆ 이재갑> 네, 그래서 제발 그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일단 어차피 시작된 마당에 보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빨리 준비하고 우리들도 마음의 준비를 좀 하자. 그래서 환자가 어차피 생길 거라고 예상을 하고 준비를 해놔야 실제 발생 안 하면 다행이지만 발생하게 되면 의료 체계에서 그런 분들 잘 치료를 해주고 진단을 잘해줘야 지금 상황을 잘 유지할 수 있으니까 어쨌든 최대한 보완책들을 의료기관에서 만들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 김현정> 장밋빛 전망만 펴다가 상황이 악화되면 큰일이고 유비무환이라고 우리가 최악의 상황 가정하고 대비하자는 거 전문가다운 말씀이신 것 같아요. 지금 개학 D-7일입니다. 일주일 뒤면 고3부터 나가요. 개학 D-7일. 싱가포르처럼 되는 건 막아야 된다, 결론내면 되겠습니까?
◆ 이재갑>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이재갑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재갑>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