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전한데'…미국, 백악관 TF 해산 추진

펜스 "TF는 목표 달성…이르면 5월말 재난관리청으로 업무 이관"
TF 브리핑서 악재 속출한 트럼프…성급한 정상화 추진시 발병확산 우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백악관 태스크포스(TF)를 해산하고 연방 기관에 일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이 코로나19 TF를 언제 해산할지 대화하고 있다면서 미국 현충일(메모리얼 데이)인 오는 25일 전후로 코로나19 대응 조율을 연방 기관으로 옮기기 시작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또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이를 담당할지 모른다면서 5월 말이나 6월 초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 TF는 미국 내 발병이 정점에 도달하면서 목표를 달성했다고 한 뒤 "우리는 속도를 늦추고 (발병) 곡선을 평평하게 했다"며 미국의 모든 공동체가 위기를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대통령이 코로나19 TF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조건에 기반한 것이 될 것"이라며 "주들이 (경제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우리는 TF 업무를 점진적으로 해산하는 것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펜스 부통령의 수석 보좌관인 올리비아 트루아가 TF에 포함된 고위 당국자들에게 수주 내에 코로나19 TF를 점진적으로 해산하는 것을 예상하라고 말했다고 백악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TF는 이날 백악관에서 회의를 열었지만 전날에는 회의가 취소됐다. 토요일인 지난 2일에도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일주일 이상 TF 회의에 결부시켜 진행한 언론 브리핑을 중단했으며, 과거와 달리 공개 석상에도 주변에 TF 구성원들을 일상적으로 배치하진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당국자도 NYT에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상화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TF는 점진적으로 해산될 것이라며 이제 초점은 치료법과 백신 개발, 검사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다른 그룹이 TF를 대체할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일종의 '그림자 TF'로 기능해 왔다는 데 주목했다. 또 쿠슈너 팀은 업무를 계속할 것 같다면서 쿠슈너가 치료법 개발을 감독할 누군가의 새로운 역할을 논의해 왔다고 전했다.

코로나19 TF는 1월 말 출범 이후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론 속에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이 우려되던 2월 말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대신 펜스 부통령이 TF 좌장을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90분에서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언론 브리핑에 직접 나서며 연방정부의 대응과 성과를 강조했지만 재선 선거운동을 벌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지 않은 주장을 펼치고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주장하는 악재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다수를 이룬 여론조사도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언론 브리핑에서 환자의 자외선 노출과 살균제 주입을 검토하라고 발언했다가 거센 역풍에 직면하자 이후 참모들의 만류와 맞물려 지난주부터는 TF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백악관 TF 해산 추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미국 내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다고 하지만 확산세가 지속하는 데다 성급하게 정상화할 경우 또다른 대규모 발병이 생길지 모른다는 목소리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인사가 있는 TF와 달리 연방정부가 담당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뜻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과 달리 TF는 신중론을 견지하며 일정 부분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화 본격 추진을 위해 TF 해산을 추진한다는 비판도 받을 전망이다.

NYT는 "TF의 점진적 종말은 행정부가 복잡하고 생사가 달린 결정을 대처하는 데 적절히 조직돼 있는지, 정책 입안시 과학자와 보건 전문가에게 적절한 발언권을 줄지에 관한 의문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TF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염병 대유행의 경제적 결과로 초점을 맞추면서 덜 눈에 띄었다"며 "해산 결정은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한 백신이 있을 때까지 바이러스가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보건 전문가의 우려를 키울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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