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생필품인 마스크 1500→1000원으로 내릴 때가 됐다

[김진오 칼럼]
마스크 없었다면 신규확진자 '0'명 가능했을까?
미국과 유럽은 마스크를 잘 쓰지 않아...
KF94나 KF80 가격 같은 순 없다
코로나 이전 장 당 800원vs지금은 1500원
공적마스크 가격 정상화해야 한다
정세균 총리의 결단을 기대한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일등공신은?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헌신을 꼽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마스크를 빼놓고선 설명이 안 된다.

공적 마스크 (사진=노컷뉴스)
미국이나 유럽인들과는 달리 한국과 중국인들은 미세먼지 노출이 일상이 된지 오래인지라 마스크를 곧잘 쓰는 습관이 코로나19의 대대적인 확산을 막는데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 추세가 꺾인 것은 사실이나 거리두기 조치를 풀고 경제활동에 들어갈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아주 크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초동 대처를 잘 하고, 미국인들이 한국, 중국인들처럼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했다면 5일 현재 사망자가 7만 명에 육박하고 확진자가 121만 명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작성한 내부보고서는 섣부른 ‘물리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이달 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20만 명씩 나오고, 사망자도 하루 3000명씩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불행한 일이 미국에서 벌어진 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미국인들의 생활 습성과 상관관계가 없지 않다.

우리는 국내 감염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제1의 생활필수품처럼 챙기고 있다.

한 때 ‘대란’까지 빚어졌던 그런 마스크가 작금에 이르러 수급이 안정화되고 있다. 굳이 줄을 서서 공적마스크를 사지 않아도 전국 어느 약국에서건 일주일에 3장씩 살 수 있다.

문제는 생활필수품이 된 공적마스크 구입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3장씩 네 식구이면 한 달 7만 2천원이나 든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필요가 없는 마스크 소비 항목이 추가되면서 중산층 이하 가계엔 부담이 되는 것이다.

대구 신천지의 집단 발병으로 마스크 파동이 나기 전이나 직후, 서울 행복한세상백화점 등에서 길게 줄을 서서 구매할 당시만 해도 장 당 마스크 가격이 천 원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마스크 가격은 KF94 기준으로 코로나19 직전에 800원 대에 판매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정부가 마스크 통제에 들어가면서 장 당 1천 5백 원으로 뛴 것이다.

물론 제조·생산, 유통, 판매 단계의 비용을 고려한 것이라지만 이젠 내릴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특정 배송 업체가 공적마스크로 떼돈을 벌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고 마스크 가격이 경제적 부담이 되면서 공적 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국민들의 요청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일 `공적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2배정도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에르마스크는 온라인에서 KF94 마스크 10매에 1만1900원에 팔고 있다. 1매에 약 1200원 정도로 공적 마스크보다 저렴하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오프라인에서 KF80마스크를 7장에 4580원에 묶음 판매 중이다.

장 당 700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 셈인데, 약국에선 KF94인지, KF80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한 장에 1500원에 판매중이다. 시중에서 KF94마스크보다 20% 싼 가격에 유통되는 KF80마스크가 같은 가격에 팔리는 데 대해서도 불만이 만만치 않다.

마스크 착용한 시민들 (사진=노컷뉴스)
공적마스크 수급량도 안정된 마당에 유통업체와 판매처인 약국들이 가져가는 몫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약국들은 1장 팔 때마다 3백원씩, 15%를 먹는다. 마진율치고는 아주 높다.

이제 공적 마스크가 남아돌고 있다. 4월 4주 기준으로 주간 마스크 공급량은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합쳐 8,652만장으로 약 절반 정도가 재고로 쌓이고 있다.

13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개학을 한다고 하더라도 개학에 대비한 마스크를 충분히 비축해뒀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줄어들어 5일 현재 국내는 한 명도 없고, 다만 해외유입자 3명만 발병할 정도로 코로나도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 정부가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하고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에서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부터 개학하는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을 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더욱이 간간히 눈에 띄는 마스크 미착용자들의 착용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공적마스크 가격을 한 장 1500원에서 1천원으로 정상화해야 한다.

기재부와 조달청은 반대할 공산이 큰 만큼 정세균 국무총리의 결단과 설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마스크 공급대란도 사라졌고, 마스크를 미국과 일본, 유엔참전국들에게 보내는 것을 검토하는 시점임을 감암해 정부의 공적마스크 가격 인하 결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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