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코인'이 뭐길래…외국 유튜버들 향한 눈초리

한국문화 콘텐츠로 인기 누렸던 외국인 유튜버들
'국뽕' 마케팅·소비 달갑지 않다는 비판 여론 증가
역설적으로 '국뽕' 풍자하는 유튜버가 인기몰이
"서구 선진국 향한 한국 콤플렉스 이용한 마케팅 성행"
"한국문화 홍보에는 좋지만…무조건적 찬양은 경계해야"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해 385만 명의 구독자를 모은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 (사진=유튜브 캡처)
한국문화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외국인 유튜버들의 기세가 예전 같지 않다. 이들 콘텐츠를 두고 '국뽕'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뽕'이란 국가와 마약의 일종인 '히로뽕'(필로폰의 일본어)이 합쳐진 말로, 과도한 애국심이나 국수주의를 지향하는 행위를 뜻한다.

부정적 여론에 직면한 이들 외국인 유튜버들은 한국문화를 칭찬하거나 다른 국가의 문화와 비교해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부각하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생산해왔다. 몰론 언어, 여행 등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구독자 100만 명 이상의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로는 영국남자(구독자 385만 명), 올리버쌤(177만 명), 데이브(195만 명) 등이 있다.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은 문화적 시각 차이로 인해 당연히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이들이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며 즐기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콘텐츠들이 갈수록 한국문화의 장점만 조명하고, 서구 선진국 출신 백인 유튜버들이 운영하는 채널이 절대 다수라는 지점이 한계로 꼽힌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해당 유튜버들이 서구 선진국에 인정받고 싶은 한국 구독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화 사대주의를 먹고 자라난 한국식 맞춤 '국뽕' 콘텐츠가 보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아이디: ea****)은 "'영국남자'의 성공은 서양인에게 한국을 인정받지 못하면 죽는 병에 걸린 한국인의 지점을 적극적으로 파고든 케이스"라고 일침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e_****)도 "처음에는 신기해서 많이 봤는데 보면 볼수록 한국이 대상화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일본도 이런 '국뽕'에 심취한 나머지 망조가 들었다는 생각에 더 이상 소비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개설해 구독자 90만 명을 돌파한 '소련여자' 유튜브 채널. (사진=유튜브 캡처)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이같은 '국뽕' 콘텐츠를 풍자하는 채널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개설해 구독자 100만 명에 육박한 유튜버 '소련여자'는 이름부터 '영국남자'의 패러디 같은 느낌을 준다.

'소련여자'는 유튜브 채널 개설 초창기부터 "내가 '국뽕코인' 탄다는 사람 있는데 나도 '국뽕' 잘해서 영국남자처럼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채널 정보에도 "국뽕이란 무엇인가? 대한민국 1타 국뽕 기술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미 '국뽕'을 전면에 내세운 것부터 '소련여자'와 여타 외국인 유튜버들의 노선은 사뭇 다르다. 실제로 '소련여자'의 대다수 콘텐츠들은 이런 '국뽕'을 역설적으로 풍자하고 비틀며 웃음을 준다.

결국 외국인 유튜버들의 한국문화 콘텐츠는 국가 홍보 측면에서 유용하지만 지나친 한국 찬양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무조건적인 한국 찬양에 열광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건강하지 못한 '서구 선진국 콤플렉스'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3일 CBS노컷뉴스에 "사실 한국문화 홍보에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무조건적인 찬양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워낙 한국이 서구 선진국 백인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다보니 그걸 이용한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서구 선진국 뒤를 쫓는 후발주자라 그 콤플렉스가 크니까 인정받으면 자부심으로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 선진국 백인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과도한 한국 찬양은 경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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